에폭시 디스펜서에 연결한 비접촉식 유량측정센서/사진=표준연
15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에 따르면 유량측정팀이 개발한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 기반 유량측정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반도체 장비·부품 개발기업인 에이지디(AGD)와 함께 지난 5월 합작투자회사인 '퓨리센스'를 설립하고, 지난달 연구소기업 전환 신청을 했다. 이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구소기업으로 정식 승인을 받으면 이 회사는 표준연 제11호 연구소기업이 된다. 연구소기업이란 공공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 자본금 중 1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안에 설립하는 기업으로 각종 세제혜택을 받는다.
표준연 유량측정팀이 비접촉식 유량측정센서의 측정값을 검증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웅 책임연구원, 이석환 선임연구원/사진=표준연
반도체 업계는 디지털제품 소형화로 극미량의 에폭시 수지를 정확하게 토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제조현장에선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한 초음파 유량계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으나 극히 적은 유량은 측정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디스펜서를 공정에 투입하기 전 토출량을 저울로 미리 재는 간접적인 방식을 쓴다. 디스펜서로 에폭시를 도포하는 과정에서 에폭시가 굳어져 토출량이 부정확해지거나 간혹 노즐이 막혀 불량이 생기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공정을 멈추지 않고 토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외선 흡수 기반 비접촉식 유량측정센서/사진=표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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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이 센서로 극미량의 디스펜서 토출량을 실시간 측정해 이를 기존 저울 방식과 비교한 결과 300Hz의 고속으로 토출되는 1μg(마이크로그램, 1g의 백만 분의 1) 수준의 극미량까지 정확히 측정했다. 실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10μg ~ 수십 mg 수준의 토출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반도체 공정용 불소수지 밸브를 국산화한 경험이 있는 에이지디(AGD)와 합작 투자해 퓨리센스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을 주도한 이 선임연구원을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 본격적인 제품화를 위한 후속 R&BD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퓨리센스 경영진은 2019년 약액용 압력센서, 불소수지 다이아프램 밸브 등을 국산화한 경험을 지녔다. 또 반도체 공정 설계·제작 관련 기업들과의 영업망도 갖춰 사업 초기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정 퓨리센스 대표는 "반도체 대기업은 물론 디스펜서만으로 한해 약 4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있는 데 이들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며 "생산물량은 1개 반도체 공정 당 400대꼴로 납품하며, 초기 연간 예상 매출액은 12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 제품을 공급해 수입 대체 효과를 목표로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차전지, 의약품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해 글로벌 비접촉 측정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소기업은 특허청의 '지식재산 수익 재투자 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학연 공동연구법인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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