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뛰어드는 LFP…"재활용 안 되면 심각한 환경문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11.0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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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저가형 전기차 수요가 늘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이 LFP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2026년 양산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SK온은 정확한 양산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고객사와 제품 공급을 논의하는 중이다. LG화학은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연산 5만톤(t) 규모로 2026년 가동이 목표다.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2만톤, 2030년 15만톤이라는 LFP 양극재 생산계획을 마련했다.



업계가 LFP 개발에 일제히 나선 것은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FP는 비싼 코발트를 쓰지 않아 삼원계(NCM·NCA)에 비해 생산비용이 30%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가격이 싼 전기차에 적합한 이유다.

LFP 탑재 전기차는 중국을 위주로 보급이 이뤄졌지만 최근 기류가 변하고 있다. 기존 고가 전기차들이 팔릴 만큼 팔린 가운데, 고금리에 따른 불황까지 지속되자, 저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늘었다. 이 수치는 2030년 4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서둘러 LFP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 기아는 '레이'와 '니로'에 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테슬라는 '모델Y'와 '모델3'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BMW 'iX', 메르세데스벤츠 'EQS' 등도 LFP 라인업을 확보했다. 지금까지는 CATL·BYD 등 중국 기업들이 LFP 부문의 절대강자였는데, 향후 국내 배터리 3사도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문제는 폐배터리 재활용이다. LFP의 경우 삼원계 제품과 달리 재활용을 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능이 떨어진 LFP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재사용'하는 정도만 가능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경우 LFP 폐배터리를 그냥 매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5~10년 후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LFP 배터리의 재활용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경제성이다. 기존 기술로는 재활용을 해도 리튬 정도만 회수할 수 있다. 재활용 비용을 들여봤자, 돌아올 이득이 적은 셈이다. 삼원계 폐배터리의 경우 재활용을 통해 추출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다시 사용하는 게 가능한 것과 차이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NCM(니켈 비중 80%)의 KWh(킬로와트시)당 금속가치는 68달러이고 NCA는 71달러다. 반면 LFP는 이 수치가 45달러에 불과하다.


LFP 재활용의 경제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LFP에서 리튬은 물론 인산·철까지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파일럿 테스트, 2026년 양산 돌입이 목표다. 영풍은 리튬과 구리를 회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원료에서 제품까지 공정을 단순화 하고, 금속 회수율을 높여, 제조원가와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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