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이 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하고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T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성유진. /사진=KLPGT
성유진은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가 폭우로 두 차례나 중단된 끝에 취소돼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차지한 성유진은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1억 62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4라운드 우천 속 아이언샷을 날리는 성유진. /사진=KLPGT
타구를 바라보는 성유진. /사진=KLPGT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고 경기 진행이 어려울 지경이 됐다.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12시 9분까지 1차로 중단된 뒤 재개됐지만 2시 9분부터 2차 중단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조직위는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봤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 라운드 진행이 불가하다는 판단 하에 최종라운드를 취소했다. 결국 이번 대회는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다소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성유진에겐 제주 하늘이 내린 선물과도 같았다. 악천후에 큰 영향을 받아 흔들렸지만 이날 성적이 최종 스코어에 합산되지 않으며 성유진은 최종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예원과 김재희가 뒤를 따랐고 홍정민, 임희정, 이승연(이상 10언더파 206타)이 공동 4위.
악천후로 인해 비가 고인 그린. /사진=KLPGT
경기 속개 여부를 고민하는 경기위원. /사진=KLPGT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투혼을 보인 결과였다.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침부터 코피를 흘려 지혈하고 나갔다"며 "미국 다녀와서 한주도 쉬지 않고 계속 대회를 뛰어서 그 여파가 몰려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거센 비와 돌풍으로 인해 "왜 이렇게 운이 안 좋나" 생각했다는 성유진이지만 결국 이날 제주 하늘은 성유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바람도 없이 쾌청한 날씨 속에 진행된 3라운드에서 잡아낸 샷이글 하나가 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성유진은 "이래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했다. 어제 연속 보기하고 좌절하고 실망했는데 포기하지 않았더니 샷 이글도 나오고 전화위복이 됐고 버디도 나오게 됐다"며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고 나서도 각성하고 마지막 두 홀에 반드시 버디를 잡자고 마음 단단히 먹었더니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유진의 시선은 미국 무대를 향한다. 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 파이널을 앞두고 있는 그는 "미국은 지금 아니면 도전 못할 것 같았다. 파이널 가기 전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우승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 첫 우승 후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미국을 가기로 마음먹고 또 실제 가서 쳐보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고 파이널 가기 전 우승해서 자신감 얻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우승자 인터뷰를 하는 성유진. /사진=KLPGT
우승 상금 1억 6200만 원을 손에 넣은 성유진(왼쪽). /사진=KLPGT
나아가 선행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그다. "(기부는) 이번에도 할 계획이다. 기부처는 상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기부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 대상 수상자도 확정됐다. 이예원이 이번 대회에서 2위 기록하며 42포인트 추가해 651포인트로 공동 11위에 그친 임진희(558포인트)와 격차를 더 벌려 다음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이예원은 올 시즌 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예원은 8550만 원의 상금을 더하며 2위 박지영과 차이를 4억 3970만 4812원으로 벌리며 상금왕까지 2관왕에 올랐다.
이예원은 "상금왕도 대상도 조기에 확정을 지었다는 것이 정말 얼떨떨하다. 둘 다 꼭 받고 싶었던 상이었는데 이렇게 받게 돼서 기쁘고 행복하다"며 "특히 올해 목표였던 대상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가 없는 상황이 연출돼서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매 대회, 매 라운드, 매 샷 더욱 더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우승자 성유진(가운데)와 이예원(왼쪽)과 김재희. /사진=KLP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