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법조계와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형사5부(부장검사 허지훈)에 배당했던 아고브 사기 의혹 사건을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검찰은 업무 분장 상황 등을 고려해 사건을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아고브와 임파워(MPWR) 투자자 38명은 지난 20일 암호화폐 발행회사 클럽레어 대표 40대 정모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NHN과 삼성전자 출신으로 퇴사 후 창업을 통해 성공한 인물로 알려진다.
고소장에 따르면 정씨는 클럽레어의 코인 발행 업무에 관한 최종의사결정자다. 이 회사는 2020년 12월 아고브와 임파워를 발행했다. 정씨는 2021년 초부터 투자자들에게 아고브가 빗썸, 코인원 같은 중앙화거래소(CEX)에 상장될 것이라고 홍보해 투자금을 받았다. 암호화폐는 보통 중앙화거래소 상장 이후 값이 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상장 여부는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소인 측은 "아고브가 2021년 3월 빗썸 글로벌에 상장됐다가 같은 해 6월 자진 상장폐지됐고 정상적인 거래소도 아니었다"며 "사실상 현재까지 아고브는 어떤 중앙화거래소에도 상장되지 않았고 정씨가 상장할 수 있는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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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투자자들에게 임파워 유통량을 속인 의혹도 받는다. 고소인 측은 "클럽레어가 지난 6월24일 임파워 누적 유통량을 2113만개라고 발표했지만 같은 달 19일 기준 실제 유통량은 6496만개로 약 3배 많았다"며 "설계상 임파워와 아고브, 클레이튼을 교환할 수 있는 구조라 투자자들이 임파워 유통량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정씨는 삼성전자에서 P2P(개인 간 거래) 관련 기술 개발 업무를 맡았다가 퇴사한 뒤 온라인 명품쇼핑몰 '클럽베닛'을 창업했다. 2013년 5월 클럽베닛이 리본즈코리아와 합병되면서 정씨는 100억원 상당의 돈을 번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차려 주목받다가 2018년 7월부터 코인 발행업을 시작했다. 고소인 측은 "다른 투자자의 피해금을 합하면 피해 액수가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