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공개 소환, 자신감 드러낸 금융당국... 조사쟁점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10.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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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범수 카카오 (48,600원 ▼1,200 -2.41%)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금융감독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등장했다. 대기업 총수가 금감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건 처음이다. 에스엠 (82,200원 ▼2,100 -2.49%)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경영진을 넘어 창업자까지 이례적으로 공개 소환한 것이다.

당국은 김 센터장 관여 여부와 의도성이 있었는지, 사모펀드와 공모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센터장의 소환 조사까지 이뤄지면서 카카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김 센터장은 이날 오전 10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조사를 받기 위해 금감원에 들어섰다. 금감원 조사는 이날 오후 3시 넘어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2019년 특사경 출범 이래 조사 대상을 포토라인에 세워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김범수, 주가조작 관여했나
금감원의 조사 쟁점은 김 센터장의 주가조작 관여 여부다. 금감원은 김 센터장이 에스엠 주가 상승과 관련해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무산하려는 고의성과 목적성이 있었느냐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 (199,900원 ▼3,100 -1.53%)와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일 당시 2400억원을 들여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수하는 등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기간 동안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매수가를 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시세를 고정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카카오와 자산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의 연관성도 파악하고 있다.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날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특정 창구를 통해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


금감원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이 서로 공모해 의도적으로 주식대량보유보고(5%룰)를 피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자본시장법상 본인이나 특수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5영업일 이내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엔터 사옥, 에스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8월 김 센터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실무진과 통화한 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이 소환 조사 이후 한 달 만에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례처럼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뤄질 수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 행위자에 대해 1년 이상 유기징역이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 손실의 3~5배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익 또는 회피 손실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5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에스엠도 불똥
당국 조사 결과에 따른 또 다른 변수는 양벌규정이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행위를 할 경우 법인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당국이 카카오에 양벌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센터장을 비롯해 카카오 임원들의 법 위반이 확실해지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24,050원 ▼1,550 -6.05%) 지분 (27.17%) 대주주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와 에스엠 기업 심사 결과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에스엠 주식 취득과 관련한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당국 판단에 따라 에스엠과 기업심사 결과도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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