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좌파 집권당의 세로히오 마사(51) 후보/AFPBBNews=뉴스1
2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마사 후보는 이날 개표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전체 5명 후보 가운데 득표율 3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극우 성향 밀레이 후보는 30%를 득표해 2위를 기록했고, 선거 과정에서 3파전을 벌이던 제1 여권의 중도 우파 파트리시아 불리치(67) 후보는 24%를 득표해 3위에 머물렀다.
당초 이번 선거는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에 국민들이 어떤 해법을 원하는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르헨티나는 물가상승률이 연 140%에 육박하고 빈곤층 비율이 40%에 달하는 등 경제 파탄 상태에 빠져있다. 페소 가치 방어로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향해 가지만 암시장과 공식 환율의 격차는 170%까지 벌어졌다. 현재 경제장관을 맡고 있는 마사 후보에겐 불리한 환경인 셈이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AFPBBNews=뉴스1
반면 밀레이 후보는 페론주의와 대척점에서 파격적 공약을 내세우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기성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와 혐오를 바탕으로 그는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자들과의 관계 단절, 중앙은행 철폐, 달러 도입, 장기 매매 허용 등 과격한 공약과 화려한 언변을 내세워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 아르헨티나 정치에 만연한 부패를 뿌리 뽑고 재정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5%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줄곧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켰고, 8월 예비선거에서도 1위를 차지해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부상했다.
두 후보는 앞으로 나머지 세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층의 표심을 뺏어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내심 바라던 친기업 중도 우파 불리치 후보의 지지층을 누가 흡수할지가 관건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의 결선 투표가 페론주의자와 극우의 대결로 좁혀지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정치적 극단으로 치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변동성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아르헨티나의 채권 가격은 달러당 30센트에 못 미치며 내년 주요 채무 상환이 재개되면서 10번째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아드리아나 두피타 이코노미스트는 "마사 후보가 1위, 밀레이 후보가 2위로 결선에 진출하는 상황은 아마 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라며 "두 후보 모두 정책에 대한 세부 내용보다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에 치중해 불확실성이 4주 더 연장될 것이다. 마사 후보는 인위적으로 페소를 지지하고 재정적으로 부담 되는 조치들을 통해 포퓰리즘 접근법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