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과서 '정수' 담은 수학 세포들…AI시대, 창의·문해력 집중"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3.10.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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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지근 아이스크림에듀 AI(인공지능) 연구소장

이지근 아이스크림에듀 AI연구소장(이사)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지근 아이스크림에듀 AI연구소장(이사)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하루 1600만 건, 과거 10년 동안 쌓인 학습 데이터가 아이스크림 에듀의 힘입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도 이 같은 데이터를 표준화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기에 다소 촉박한 시간임에도 개발에 나설 수 있었죠. 컨텐츠와 기술에 대한 경험과 신뢰가 있기 때문에 자사의 디지털교과서 채택율이 높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지근 아이스크림에듀 AI연구소장(이사)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아이스크림에듀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교육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20년 넘게 차근차근 쌓아온 디지털·컨텐츠 역량이 AI교육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에듀테크 산업 육성 정책과 만나 순항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초·중등생 대상 스마트교육 서비스 기업 아이스크림에듀는 이지근 소장이 이끄는 내부 AI연구소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키워드로 한 에듀테크 패러다임 변화에 나선지 오래다. 아이스크림에듀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홈러닝' 서비스를 시작해 에듀테크 업계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2021년 AI 전문가인 이 소장을 전격 영입한 후에는 연구소 전열을 가다듬고 자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재 40명에 달하는 AI 개발인원을 통솔하고 있다.

이번에 무료로 배포한 어플리케이션 '수학의 세포들' 베타 버전은 아이스크림에듀가 업스테이지 등과 협력해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DKT(심화지식추적)를 투입한 결과물이다. 지식추적은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현재 지식수준을 추적해 맞춤형 문제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 소장은 "수학의 세포들은 이같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학생이 어느정도 지식 수준과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지 AI를 통해 진단하고 학습 영역별 강·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개인별 교육'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엔 중학교 버전의 수학의 세포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기술은 정부가 2025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와 궤를 같이 한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내후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등의 과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수학 교과에는 맞춤형 교육으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생겨나는 것을 막고, 영어는 AI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게 큰 골자다. 디지털교과서 발행사는 아이스크림미디어지만, 디지털교과서에 이같은 기술이 담기는 만큼 수학의 세포들을 통해 미리 2년 후 수학 교과목의 교육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AI 교육 시대에선 학습 방법 변화와 더불어 평가까지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소장은 "사내 AI 개발자를 모집할 때 학력과 경력보다 사회적응력과 협업 능력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렇듯 AI 시대에는 일반 지식을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는만큼 정량 평가가 아닌 기술을 활용하고 창의성을 가진 인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아이스크림에듀는 향후 문해력과 창의성 등을 계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개별 상품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자체 개발한 교육용 '에듀GPT' 서비스인 드림라이팅 등 교육용 LLM(거대언어모델) 기술 발전도 이어오고 있다. 이 소장은 "아이들에게 직접 글을 쓰게 해주고 AI를 비판하고 사고할 수 있게끔 해주는 모델을 고도화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버티컬 사업에 집중해 자사가 가진 많은 서비스를 하나씩 고급화해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아이스크림에듀는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초저출생으로 학령인구 감소라는 상황에 대응해 미국 법인 설립 등 글로벌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소장은 "인접한 동남아시아 국가들 뿐 아니라 미국 등과도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누군가 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답보상태로 머물러있을 수밖에 없다. 민간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도 요청했다. 이 소장은 "민간 기업들의 기술은 준비돼 있는 반면 그동안 공교육에서의 AI교육 정책은 단순히 교실을 인공지능으로 꾸미는 데만 써온 것 같다"며 "전세계적으로 AI 교육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나라별 특성에 맞게 교육 컨텐츠를 커스터마이징하고 개발하는 것은 작은 기업들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정부 주도 하에 예산과 판로를 뚫을 수 있는 공식 채널을 만들어준다면 에듀테크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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