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한은, 기준금리 '연 3.5%' 6연속 동결

(상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 8월에 이은 6회 연속 동결이다.

이제 막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향후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단 지켜보자'며 금리를 묶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4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3.5%까지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 2월 금통위에서 10개월 만에 연속 금리인상 행진을 멈춘 데 이어 이번까지 6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미국도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며 "가계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요인이 약하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 주도 아래 우리나라의 시장금리가 많이 올라있는 상태인데 시장금리가 오른 것 자체에 긴축 효과 성격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소비 위축 등으로 그동안 정부나 한은이 기대해온 '상저하고' 경기 회복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진 만큼 한은이 경기 위축과 고금리에 따른 금융취약계층 이자부담 가중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이창용 한국은해 총재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한은

다만 한은이 지금의 고금리를 당초 시장 예상보다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향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금리차 확대로 한은이 연준보다 크게 이른 시점에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장 중요한 물가 경로를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를 감안해 추정해보면 내년 2분기까지 명목 및 근원물가가 동반해서 2.5%를 하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3분기 이후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