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치료 안 받아" 간호사에 발길질…일하다 맞는 사람 늘었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3.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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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있다. 2023.4.25/뉴스1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있다. 2023.4.25/뉴스1


#1. 택시기사 A씨는 택시비를 안 내고 도망가는 승객을 쫓아 택시비를 달라고 요구하다 멱살을 잡히고 주먹으로 맞아 상해를 입었다.

#2.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B씨는 처치를 거부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손목을 비틀리고 발길질을 당했다.



#3. 어업에 종사하는 C씨는 양식장 작업을 위해 승선했다가 선장과 말다툼 끝에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가슴을 찔려 숨졌다.

업무 중 상사나 동료, 고객 등의 폭행으로 인한 산업재해(산재)가 지난해까지 4년 사이 3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 안동·예천)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폭력행위에 의한 산업재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폭행 산재는 2018년 357건에서 2022년 483건으로 늘어났다.

△2019년 424건 △2020년 435건 △2021년 465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한 사건들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산재는 노동과정에서 작업 환경 또는 작업 행동 등 업무상 사유로 발생하는 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로 부상과 질병, 사망, 직업병 등을 말한다. 업무상 사고 중 제 3자에 의한 사고, 폭행 역시 산재에 해당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에서 폭행 산재가 크게 증가했다. 전문·보건·교육·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폭행 산재가 2018년 102건에서 2022년 174건으로 71% 늘었다.

철도·항공·창고·운수 관련 서비스업 등 운수창고통신업종에서는 2018년 55건에서 2022년 63건으로 소폭 늘었다. 건설업계에서도 폭행 산재 건수는 같은 기간 17건에서 28건으로 65% 증가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선 2018년 39건에서 2022년 52건으로 33% 늘었다. 제조업의 경우 같은 기간 35건에서 45건으로 29% 증가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고용부로부터 특정 사업장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폭행 산재가 발생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2021년 4월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13명이 금속노조의 시위를 막던 도중 노조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들 13명이 폭행으로 인한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부는 사업장별 폭행 산재 발생 건수와 증감 추이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상 정도를 살펴보면 타박상, 신체 부상 등 단순 상해에 그치는 사례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흉기를 동원한 유혈 사태 끝에 사망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 내, 업무 중 폭행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을 통해 산업재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5년 간 폭행 산재와 관련한 근로감독 또는 현장조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폭력 행위에 의한 산재 또한 심각한 산업재해임에도 지금까지 개인 간 문제로 소홀히 여겨왔다"며 "폭행으로부터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근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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