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장(상무) /사진제공=KB자산운용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불입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10년 장기수익률은 연 1.9% 정도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원금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 수준이다.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인 호주나 미국에선 일찌감치 디폴트옵션이 도입돼 지난 10년간 연 8%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TDF와 같이 분산투자가 충분히 이뤄진 여러 상품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타깃으로 주식과 채권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대표적인 자산배분펀드다. 글로벌 주식 및 채권에 골고루 분산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통상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상품이 가진 원금손실 가능성을 '변동성'(표준편차)이란 위험지표로 설명한다. 변동성이 클수록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폴트옵션 중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고위험상품과 주식의 6개월 변동성을 비교해보자. 'KB다이나믹TDF2050'이 50% 이상 포함된 '고위험 상품A'의 6개월 연 환산 변동성은 8.1%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주식은 9.8%, 국내 코스피 주식 10.4%보다 낮은 위험을 가진 셈이다. 최근 6개월 국내외 주식 변동성이 낮아진 상황을 고려하면 디폴트옵션 상품은 더 안전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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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디폴트옵션을 선택할 때 무조건 원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원리금이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역선택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일반적인 자금과 달리 퇴직연금은 길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폭넓게 분산투자 한다면 충분한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의 투자성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울러 매월 퇴직연금 적립금을 시간을 분할해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시간분산 효과까지 더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