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과방위] 'R&D 예산 공방' 국감 속 빛난 질의는?

머니투데이 박상곤 기자, 세종=김인한 기자 2023.10.12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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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300스코어보드-과방위] 'R&D 예산 공방' 국감 속 빛난 질의는?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국정감사=고민정(민), 김병욱(국), 김영식(국), 민형배(민), 박성중(국), 박완주(무), 박찬대(민), 변재일(민), 윤두현(국), 윤영찬(민), 이인영(민), 이정문(민), 장경태(민), 정필모(민), 조승래(민), 하영제(무), 허숙정(민), 허은아(국), 홍석준(국), 장제원(국, 위원장), 이종호(과기정통부 장관)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의 키워드는 'R&D(연구·개발)'였다. 여야는 이날 국감 시작부터 끝까지 내년도 R&D 예산 삭감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여당에선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R&D 예산의 비효율 문제 뿐 아니라 우주항공청·의사과학자 육성 등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친 질의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편성한 정부 R&D 예산은 지난 2018~2022년까지 평균 24조3000억원"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편성한 연구개발금은 평균이 28조5000억원이다. 평균만 보면 윤석열 정부가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이 결코 적은 게 아님에도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학자들을 범죄집단으로 내몰았다는 식의 음해성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며 "내년 정부 R&D 예산은 비효율을 개선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인도는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데 우리 국회는 달은커녕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두고 삐뚤다 빼뚤다 하고 있다"며 "우주항공분야의 기술과 업무능력이 현재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게 발전하도록 하루빨리 우주항공청을 설립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경쟁력과 국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제는 의학과 공학을 겸비한 '의사과학자'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기계공학 박사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바이오엔테크제약 수석부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질의 중 언급하며 "어렵고 힘들지만 젊은 후배 연구자들과 미래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더라고 과제를 독식하는 연구자들에게 퍼주는 관행은 혁파하고 음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연구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에선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돋보였다. 변 의원은 "R&D 예산 편성 과정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PBS(연구과제중심제도)에 대해선 언급도 없었다"며 "R&D 비효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정되는 것이 연구과제의 파편화다. 예산 편성 과정에선 제도 개선도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 예산으로 한정해서 볼 때 전체 631개 사업 중 삭감된 사업은 절반이 넘는 317개다. 삭감 규모는 2023년 9조8844억원 대비 20.5% 삭감된 7조8560억원"이라며 "삭감된 317개 사업 중 'R&D' 사업만 193개다. 내년 R&D 예산이 얼마나 난도질 됐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률 낮은 R&D, 성과 평가가 미흡한 R&D 예산을 삭감했다고 했으나 8개 부처 R&D 예산안에서 이런 사업들의 예산은 오히려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논리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번 R&D 예산 삭감이 얼마나 숙고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도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의 눈물을 끌어낸 의원도 있었다. 허숙정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에게 "R&D 예산 삭감으로 후배 과학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그분들에게 문제가 생기게 하고 싶지 않다. 우수 연구시스템으로 좋은 R&D 산물을 줘서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그런 국가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이후 허 의원이 20초 발언 기회를 더 주자 이 장관은 "제가 갑자기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며 "정말 학생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없도록 잘 챙겨서 미래세대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춘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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