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덜컹' 급제동한 증시…"현대차·기아 올라타라" 왜?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10.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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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 여파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었다. 고금리 부담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줄을 잇는다. 증권가는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자동차주가 불안 장세의 안정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고금리에 '덜컹' 급제동한 증시…"현대차·기아 올라타라" 왜?


5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아 (114,400원 ▼500 -0.44%)는 전 거래일보다 1600원(1.95%) 오른 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41% 뛴 주가다. 같은 기간 현대차 (253,000원 ▲2,500 +1.00%)도 26% 상승했다. 하락세가 우세했던 전날 증시에서도 두 종목은 나란히 보합권을 지키며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압력과 증시 부담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심리도 자연스레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견조한 고용 체력과 제조업지수에 기반한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금리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최근까지 금리 급등을 고려하면 추가 변동성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 섞인 시장 전망에 투자자들은 갈피를 잃었다. 증권가는 자동차 업종이 하락세를 피할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고, 이에 따라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9월 미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면서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의 미국판매법인은 지난달 6만8961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준으로 동월 기준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아 역시 20% 늘어난 6만7264대를 판매하며 9월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두 기업의 실적 역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결 판매 흐름과 ASP(평균판매단가), 믹스 효과를 고려했을 때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를 충분히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기차 지금 담아라"…증권가, 비중확대 조언
기아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앤리조트에서 '더 뉴 쏘렌토 포토 미디어 데이'를 열고 중형 SUV 쏘렌토의 4세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기아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앤리조트에서 '더 뉴 쏘렌토 포토 미디어 데이'를 열고 중형 SUV 쏘렌토의 4세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호실적이 뚜렷하게 예측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주가를 짓눌렀던 실적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전환)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는 점 역시 투자심리를 부추긴다.


자동차 업종 피크아웃의 근거는 생산 회복에 따른 재고 누적과 고금리로 인한 신차 수요 둔화다. 이와 관련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UAW(전미자동차노조) 파업으로 4분기 재고 감소가 예상된다"며 "수요 둔화 추세도 관측되고 있지 않아 이런 논리는 점차 힘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우려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주장도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피크아웃 등 향후 이익 성장 모멘텀(상승 동력) 둔화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우려는 현재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양호한 배당수익률 등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현재 삼성증권이 제시한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는 각각 30만원, 11만원으로 57%, 30%씩의 상승 여력이 있다. 이달 들어 자동차 업종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5곳(다올투자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은 나란히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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