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5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코로나19 백신이 준비돼 있다. /사진= 뉴스1
미국·독일·일본 등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mRNA를 활용한 암 백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반면 한국은 mRNA 백신 국산화에 성공하기는커녕 관련 연구개발(R&D) 지원금마저 줄이는 실정이다. 차기 백신 주권 확보, 보건안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mRNA 등 기초연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23억달러(약 3조1200억원)를 지원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mRNA 백신을 개발해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1980년대부터 코로나19 사태까지 mRNA 플랫폼에 직·간접적으로 319억달러(약 43조3362억원)를 투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mRNA 기반의 백신이 탄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백신 개발 관련 지원금마저 줄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결산심사 자료인 '2024년 R&D 예산 비효율 조정 예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미래 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백신 기반 기술개발',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등 백신 관련 예산은 올해 277억1100만원이었으나 내년에는 51억900만원으로 81.6% 삭감됐다. 3개 세부 사업이 유사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백신 기술 선도사업'으로 통폐합하고 예산을 줄인 것이다.
올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예산이 불용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지원 예산으로 475억원이 책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돈은 5억원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 지원 예산도 418억원이 배정됐지만, 집행액은 3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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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향후 펜데믹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mRNA와 백신 분야 등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mRNA는 어찌 보면 기초과학 분야인데 기간이 오래 걸려 산업적으로 연구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며 "미국에선 이 분야에 지속 투자해 산업적으로도 성과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R&D 예산이 삭감되고 기초과학 지원들이 많이 끊기는 것 같은데 리스크가 있는 중요한 기초과학 분야는 정부가 오랫동안 톱다운 형태로 관리하면서 예산을 확보하고 투자해야 향후 산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