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어 암 정복 도전…'mRNA 산업화' 이끈 두 과학자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10.0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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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된 카리코·와이스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한국시간)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헝가리의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바이오엔테크제약 수석부사장과 미국의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펜실베니아 대학 의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사진=노벨위원회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한국시간)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헝가리의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바이오엔테크제약 수석부사장과 미국의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펜실베니아 대학 의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사진=노벨위원회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헝가리의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o) 바이오엔테크제약 수석부사장과 미국의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 펜실베니아 대학 의대 교수는 전령 RNA(mRNA)의 '산업화'에 초석을 닦은 과학자로 평가된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전대미문의 감염병인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맞서 화이자·모더나가 mRNA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체 내에서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생리활성을 일으키는 물질은 단백질이다. 널리 알려진 유전물질인 DNA가 '전사'(transcription) 과정을 거쳐 mRNA를 만들고, 이 mRNA가 세포질 내 단백질 제조 공장인 '리보솜'에 운반되면 단백질이 생산된다.



mRNA는 단백질을 생성하고 빠르게 분해돼 안전할 뿐만 아니라 DNA와 화학적인 구조가 달라 유전변형을 일으킬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애초 단백질을 만드는 것보다 제조가 쉽고 생산단가도 낮다. 하지만 mRNA가 매우 불안정해서 세포 속까지 운반하기 어려울뿐더러 직접 주입하면 과도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단점이 존재해 기술 산업화가 쉽지 않았다.

카탈린 카티코과 드류 바이스만 연구팀은 이를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를 이용한 mRNA 합성을 통해 극복했다. 몸에 들어가도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하게 작동하는 mRNA 합성 기술을 처음 고안한 것.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배성만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런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mRNA의 영역은 감염병 백신을 넘어 암까지 확대되고 있다.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사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서 mRNA 기반 암 백신이 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바이오앤텍은 로슈와 손잡고 난치 암의 대표 격인 췌장암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AIST 최정균 교수와 함께 '항암 백신'을 연구 중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mRNA 암 백신은 개발이 빠르고 환자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데도 적합하다"라며 "백신은 몸의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데, 암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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