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약 종목서 탄생한 영웅 올림픽 역대 최다인 12개의 금메달을 딴 종주국 한국이지만 80kg급에선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선수를 내보내지도 못했다. 초반 4개 대회에선 한 국가에서 남녀 2체급씩만 출전 가능한 조항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80kg급을 출전시키지 않았고


1라운드에서 몸통 공격 두 차례 성공시키며 5-0으로 앞서갔지만 상대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소극적 공격으로 경고까지 주어지며 5-4로 쫓겼지만 종료 7초를 남기고 머리 공격을 성공시킨 박우혁은 비디오 판독 결과까지 득점이 인정되며 8-5, 1라운드 승리를 거뒀다.
2라운드에서도 먼저 앞서간 박우혁은 결국 6-5로 앞서 결국 포디엄 최상단에 오르게 됐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준결승에선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을 상대로 3라운드 접전을 펼쳤다. 10-10 동점을 이뤄 회전 기술, 머리·몸통 공격 시도 등을 합산해 승자를 가리게 됐고 박우혁은 결국 2-1 승리를 거뒀다. 앞서 혼성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박우혁은 금메달과 은메달 하나씩을 목에 걸며 대회를 마감했다.


그의 부모님은 이후엔 박우혁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고 박우혁의 가파른 성장세와 언제나 함께 했다.
2019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 된 박우혁은 지난해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태권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세계선수권 동 체급 금메달은 장종오(현 용인대 교수)가 우승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이어 국제대회에서 동메달만 차지하던 그는 오세아니아 프레지던트컵에서 다시 금빛 발차기를 작렬하며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날 그의 부모님은 경기장에 함께 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가족은 박우혁에게 가장 큰 힘이다. 삼성에스원 태권도단에 따르면 박우혁은 "학창 시절 늘 저를 훈련장에 태우고 다니고 체력 좋아지라며 매일 사골국을 끓여주신 어머니와 명예 퇴직을 하신 뒤 해외를 막론하고 관중석을 지켜주는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가장 큰 성원을 보내주시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이 금메달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 또한 태권도 선수인 자식을 뒷바라지 하기 매일 같이 뜨거운 불 앞에서 사골국을 끓이는 등 희생을 일삼았다. 박우혁은 "지금의 박우혁을 만든 것은 어머니의 희생이었다"며 "엄마와 나는 얼굴도 매우 닮았는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나 밝고 긍정적인 마음도 모두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도쿄 올림픽 '노골드' 수모를 지워줄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듭났다. 타박상 등 잔부상도 있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모든 심신의 고생을 털어냈다.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은 더했다.
박우혁의 등장으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80㎏급에 선수를 출전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우혁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것을 준비하면서 다시 느꼈고 나가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