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9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리를 동결(5.25%~5.5%)했지만 이는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은 고강도 긴축을 장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2024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100bp에서 50bp로 축소되며 5%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9월 FOMC 회의 후 금리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며 "9월 금리는 동결됐지만 미국 연준 내에서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은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남긴 가운데 국제유가가 물가에 대한 상방 위험 요소로 작용하며 시장금리 변동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크레딧 채권에 대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부동산 관련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정책과 자금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계속 필요하겠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매파적 견해에도 연내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은 여전히 높아, 채권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9월말 기준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확률은 30% 수준으로 다소 올라갔지만, 11월 동결 확률도 80%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에서 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21 (C)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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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금시장 불안심리가 10월 국내 채권시장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겠으나, 높아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정책당국의 유동성 공급 지원 조치 등을 고려하면 작년 연말처럼 유동성 긴축이 심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며 원화 장기채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금리 급등으로 최근 6개월간 미국 30년물 국채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8,045원 ▼25 -0.31%) ETF는 -15.96%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 30년물에 투자하는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47,335원 ▼45 -0.09%),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67,470원 ▼60 -0.09%) ETF도 각각 -16.91%, -14.41%를 나타냈다. 기존 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은 확대됐지만 주식과 비교한 상대적 투자 매력 관점에서 지금은 고금리·장기채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 차이가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현재 미국 S&P500 지수의 기대수익률이 약 5%, 코스피가 8% 남짓인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5%,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 자금을 놓고 주식시장이 회사채 및 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시대에는 주식시장의 절대 자금 유입이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