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아모레 주저앉았는데…163% 뛴 중소형주, 희비 엇갈린 이유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3.09.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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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주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행 허가 이후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대기업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반면 비(非)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중소형 기업들은 현지 침투율을 높이며 화색이 돈다.

LG생건·아모레 주저앉았는데…163% 뛴 중소형주, 희비 엇갈린 이유


26일 증시에서 LG생활건강 (459,000원 ▲22,000 +5.03%)은 전 거래일보다 5500원(1.21%) 내린 44만8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중국인 단체 관광객 한국 방문 허용 소식 이후, 50만원을 돌파했지만 이내 4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올들어 37.88% 내렸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 (168,900원 ▲4,200 +2.55%)도 10.91% 하락했다.



반면 중소형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올 초 시작된 급등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클리오 (34,800원 ▲650 +1.90%)는 올해 들어서만 74.38% 뛰었다. 같은 기간 씨앤씨인터내셔널 (84,200원 ▲6,300 +8.09%)은 90.46%, 코스메카코리아 (44,200원 ▲3,800 +9.41%)는 163.90%, 코스맥스 (143,400원 ▲4,800 +3.46%)도 72.74% 올랐다.

중소형 기업들이 비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며 차별화에 성공한 결과다. 지난달 기준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났다. 이 기간 중국향 수출은 13% 줄었지만, 비중국향 수출이 43% 증가하며 상쇄했다. 지역별 성장률은 미국 72%, 유럽 43%, 일본 29%, 동남아시아 12% 순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국제무역센터(ICT)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미국 화장품 수입국 중 한국이 점유율 20.1%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중저가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샤,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7월에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데이 때 양호한 매출 성과를 기록했다"며 "미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 인디 화장품의 인기가 아마존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주 강세 이어질까…증권가 '이 종목' 추천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참코리아를 찾은 해외바이어가 뷰티기기 상담을 받고 있다. 2023.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참코리아를 찾은 해외바이어가 뷰티기기 상담을 받고 있다. 2023.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소형주들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디 브랜드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중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 비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의 실적 아웃퍼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소비 침체 우려와 중소형사들의 주가 흐름을 별개로 볼 수 있다"며 "이들의 실적 강세는 대부분 국내와 일본, 북미 등 중국 외 지역에서 나오는 성과들로, 실적 기대치는 하반기에도 높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화장품 유통 무역업체인 실리콘투 (20,200원 ▲4,640 +29.82%)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매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활약하며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적이 뒷받침한 가운데 실리콘투의 주가도 올해에만 267.01% 뛰었다. 조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높아진 한국 화장품 인기와 유럽 등지에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고려했을 때, 실리콘투의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모멘텀이 희석된 것은 맞지만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이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수요가 회복될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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