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사직구장 야유 울려퍼졌다, 구드럼 열흘 만에 출전→통한의 병살타... 사실상 '전력 외 선수' 됐다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09.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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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니코 구드럼(왼쪽 3번째)이 19일 사직 키움전 종료 후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롯데 니코 구드럼(왼쪽 3번째)이 19일 사직 키움전 종료 후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니코 구드럼.니코 구드럼.
열흘 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는데, 그만 경기를 끝내는 병살타를 기록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니코 구드럼(31) 이야기다.

구드럼은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9회 말 1사 1루 노진혁 타석에서 대타로 등장했다.



6회까지 3-2로 앞서던 롯데는 7회 초 셋업맨 최준용이 이주형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9회 초 수비에서는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하자마자 김혜성과 로니 도슨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여기서 이주형의 3루타와 송성문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6-3으로 벌어졌다.

3점 차로 뒤지던 롯데는 9회 말 1사 후 대타 이정훈이 키움 클로저 임창민에게 1루 베이스를 맞고 우익수 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터트리며 불꽃을 살렸다. 타석에는 4회 말 역전 2타점 3루타의 주인공인 노진혁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롯데 벤치는 구드럼을 대타로 투입했다.



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초구 번트 모션을 취했지만 스트라이크 하나를 지켜본 구드럼은 바깥쪽 볼을 하나 골라내며 볼카운트 1-1을 만들었다. 이어 임창민이 던진 가운데 슬라이더에 구드럼은 방망이를 냈다. 그런데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유격수를 거쳐 1루까지 송구가 이어지며 병살타가 됐다. 다소 느린 타구에 2루로 이어지는 플레이도 다소 불안했지만, 구드럼은 송구보다 느리게 1루에 도달했다. 롯데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병살타로 경기가 끝나자 구드럼은 어두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사직야구장의 관중석에서는 구드럼을 향한 야유도 쏟아졌다. 여러모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구드럼은 무릎 부상으로 고생한 잭 렉스를 대신해 지난 7월 중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영입 당시만 해도 그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402경기에 출전한 그는 2018년 디트로이트 시절에는 16개의 홈런과 12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면 전 수비 포지션을 소화한 그는 2020년에는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보였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안경을 착용한 후 트리플A에서 타율(0.280)에 비해 출루율(0.448)이 매우 높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래리 서튼 당시 감독도 "구드럼은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다방면에서 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하며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단에서 1년 가까이 지켜봤던 선수"라는 말은 덤이었다.


그러나 구드럼의 현재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19일까지 KBO 리그에서 37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261(134타수 35안타), 20타점 11득점, OPS 0.676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도루는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기대했던 출루율 역시 0.333으로 평범한 수준이다. 2번 타자로 시작한 타순도 점점 내려와 이제는 아예 벤치에 머무르고 있다. 왼쪽 햄스트링에 불편감을 느끼면서 제대로 플레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가장 문제는 수비다. 총 300이닝에 나온 구드럼은 무려 11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후반기 실책 순위에서는 김도영(KIA)과 함께 공동 1위에 위치하고 있다. 8월 26일 사직 KT전에서는 한 경기 3개의 에러를 저질렀고, 이후 4경기 연속 실책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세웠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내야에서 순간적인 스타트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롯데는 9월 들어 구드럼을 사실상 전력 외로 놓고 있다.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출전한 이후 구드럼은 9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 대행은 지난 15일 키움전을 앞두고 "지금은 구드럼한테 우리가 매달릴 상황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그만큼 해주면 된다"며 "안 좋다는 선수를 억지로 쓰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19일 기준 롯데는 시즌 전적 58승 65패(승률 0.472)를 기록 중이다. 5위 SSG 랜더스와는 5.5경기 차를 유지 중이다. 격차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아직 20경기가 넘게 남은 시점이기에 포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드럼 리스크'가 이어진다면 타 팀과 경쟁에서 분명 불리한 것이다.

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니코 구드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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