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전용 위스키로 알려져 있는 산토리위스키 브랜드 가쿠빈(Kakubin). 지난 2014년부터 국내에 수입 판매 중이다. /사진=머니투데이DB
올해 위스키 수입액 36%, 수입량 62% '기타 위스키'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위스키 수입액은 1억8301만달러로, 이 가운데 36.4%인 6676만달러가 '기타 위스키'로 집계됐다.
기타 위스키 수입액은 2015년부터 점차 증가세를 나타냈고, 코로나19 펜데믹이 확산한 2020년부터 수입액과 수입량 모두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현상은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업계에선 하이볼 전용 위스키로 유명세를 탄 일본 '산토리 가쿠빈'을 비롯한 저가 위스키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토리 카쿠빈은 대형마트에서 700㎖ 1병을 4만원 이하로 판매한다. '발베니', '맥칼란' 등 인기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12년산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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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이외 지역에서 생산한 위스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만 위스키 '카발란' 브랜드는 올해 들어 면세점 판매량이 5500케이스(1케이스당 9리터)로 전년 대비 7배 가량 증가했다.
경기 성남 소재 유흥주점가에 설치된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홍보물 /사진=성남(경기)=이기범 기자 leekb@
대표적인 업체가 수입 주류사인 골든블루다. 유흥주점에 주로 공급하는 '골든블루 사피루스'와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는 영국산 위스키 원액을 호주에서 병입한 제품을 수입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 위스키는 숙성 연도를 표기하지 않는 대표적인 해외 병입 제품"이라며 "이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유흥 시장에서 위스키 소비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골든블루는 급성장했다. 지난해 골든블루는 매출액 2323억원, 영업이익 51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8.6%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6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2%에 달한다. 골든블루는 최근 주력 제품 2종 출고가를 약 7%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판매량 증가세가 이어져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타 위스키 제품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국내 시장이 점차 저가 주종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관세청에 따르면 기타 위스키 수입 원가는 1ℓ당 약 5달러로 스카시 위스키(1ℓ당 18.6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하이볼에 적합한 저가 위스키 수요가 늘어났지만 이런 트렌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주종 다변화와 별개로 국내에서 숙성 중인 정통 위스키와 해외 병입 브랜드와의 품질 차별성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