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업 오픈에셋 대표 / 사진제공=오픈에셋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사진)의 얘기다. 오픈에셋은 오는 15일,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진행한 STO(토큰증권) 사업 종료를 보고한다. 한국투자증권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최초의 증권사가 되는데, 그 중심에 오픈에셋이 있다는 얘기다.
설립된 지 반년이 채 안됐지만 활동 이력은 가볍지 않다. 지난해 한국은행 주도로 진행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담당한 팀이 김 대표 등 현재의 오픈에셋 멤버들이었다. 당시 모의실험 사업은 중앙은행과 국내 시중은행의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분산원장 시스템을 구현했을 뿐 아니라 법원 등 정부 기관이 시중에 유통되는 CBDC에 대해 동결·추심명령을 집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증권사의 기존 시스템과 블록체인 메인넷을 단순히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데이터 송수신 방식)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STO 플랫폼을 만들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발행, 청약, 배당·이자·분배금 배분 등 개개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야만 한다. 이에 오픈에셋은 처음부터 한국투자증권의 IT부서 관계자들과 함께 플랫폼을 설계했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은 이제 마무리됐고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시스템과 어떻게 연계할지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STO 플랫폼인 'ST프렌즈'에 카카오뱅크, 토스뱅크가 분산원장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 플랫폼 위에서 자금 수요자인 기업과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고객들이 토큰을 통해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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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유일한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속도다. 원장이 생성된 후 매번의 거래마다 새로운 정보가 추가적으로 기재되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거래 속도가 느려진다. 김 대표는 이를 클레이튼재단의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했다. 김 대표는 "클레이튼의 거래 처리 속도는 4000TPS(초당 4000건의 거래를 해결한다는 의미)에 이르고 이를 기반으로 한은의 CBDC 프로젝트에도 클레이튼 기술을 적용했던 것"이라며 "한국투자증권과의 프로젝트에서도 클레이튼의 기술에 금융사에 필요한 기능을 넣고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가미해 속도와 안정성을 모두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에 어떤 기초자산 기반의 토큰을 올릴 것인지는 향후 규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또 한국투자증권이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을 올릴지에 달렸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내재가치가 없는 토큰만 거래됐지만 이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토큰으로 만들어진 실물자산이 활발히 거래될 것"이라며 "웹2 기반 기존 금융 시스템과 웹3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