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R&D 바우처 예산 95% 삭감…업계 "기술 없어서 AI 도입 못해"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3.09.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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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 제공SPRi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계 이권 카르텔 해체, 불필요 예산 구조조정 등으로 2024년도 R&D(연구개발) 예산을 삭감당할 상황에 놓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술력 부족으로 AI(인공지능)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7일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국내 AI 활용기업 관계자 9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국내 AI 도입 기업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AI 기술 도입과정에서의 애로사항 1순위로 '내부 운용의 기술력 부족(49.7%)'을 꼽았다. AI 기술 활용 애로사항에서도 내부 운용의 기술력 부족이라는 응답이 28.8%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는 AI 도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AI 인력양성(3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AI 인프라 구축(24.8%)', '연구개발 지원(21.7%)'이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 AI 도입기업 중 60.8%는 AI 전담인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AI 운용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인력 부족 문제가 기술력 부족 문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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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업계가 기술력 및 인력 부족을 호소하지만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내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 중 ICT R&D 혁신바우처지원 예산은 올해(402억9000만원) 대비 95.2% 삭감된 19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민관협력기반 ICT 스타트업 육성 예산도 올해(58억원)보다 93.1% 감소한 4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밖에도 AI 관련 반도체 혁신기업 집중육성 예산이 올해(101억6000만원)보다 90.2% 감소한 10억원으로 줄었고 AI 챌린지 선도 기술 개발사업 예산이 올해(100억원)보다 86% 감소해 11억4500만원을 배정받았다. AI 반도체 응용기술 개발 예산도 올해(24억원)보다 75.5% 감소한 5억8700만원으로 나타났다. AI 산업 융합기술 개발 예산도 올해(26억2500만원)보다 55% 감소한 11억8000만원이다.

SPRi 관계자는 "AI 도입·활용 촉진을 위해 AI 융합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이 산업 현장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며 "향후 AI 도입·활용이 더욱 많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AI를 활용하는데 있어 기술력도 필요하지만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도 많이 필요하다"며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우 자금이 없어서 기술개발을 활발히 하지 못하고 인력을 충분히 채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 지원이 줄어든다면 대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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