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주주환원? 앞으로 쓸돈…매출·이익에 연연 않겠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3.09.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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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성장 잠재력 축적이 기본, 디지코는 유효"
"IT 역량 높여 혁신…대규모 구조조정, 올해는 없다"

/사진제공=KT/사진제공=KT


김영섭 KT (37,250원 ▼450 -1.19%) 대표는 7일 "매출과 당기순이익 규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에 가장 기쁜 소식은 주가 상승이고, 미래의 성장성이 커야 주가가 높다"며 "성장 잠재력과 그 기반을 축적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는 질문에 "겉으로 보이는 매출 및 이익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주주환원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고배당'을 고집해왔던 전임자의 기조와 선을 그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동석한 김영진 KT 재무실장도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책은 사실상 작년 말로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짧은 시간에 성적을 잘 냈다고,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차곡차곡 근본적인 에너지를 쌓아 기반을 올리고, 하루하루는 몰랐는데 1~2년 지나 '바른길을 왔구나'라고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주주들도 우리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로 대표되는 KT의 사업 혁신 방향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T의 IT(정보기술) 역량을 높여 대한민국 1등 수준인 KT의 CT(통신기술)와 통합해 확실하게 수준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ICT 역량을 고도화하면 미래 성장의 가능성을 높이는 발판을 갖출 수 있고, 이를 통해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게 바로 디지코"라고 말했다.

본업인 통신 역량에 대해선 "통신의 혁신도 IT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게 현실"이라며 " IT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야 통신 역량도 배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해선 "주주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지혜를 모으겠다"라면서 "당국도 (이런 의견을) 귀담아들어 주시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조직개편 및 인사에 대해선 "2년 치 인사를 한꺼번에 해야 할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해야 한다. 또 여러 문제를 걷어내면서 마음을 합치는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며 "가급적 빠르면 좋겠지만 회사 사정이 있으니 11~12월쯤 적정한 시점에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대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몇천명 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올해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LG 출신 외부 인사의 영입설에는 "KT 내부 선발에 우선 방점을 두되, 외부 훌륭한 사람을 데려올 수는 있겠지만 상식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외부 M&A(인수·합병) 전략에 대해선 "필요한 부분을 찾겠지만 마구잡이로 큰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전문영역에서 가장 잘하는 '고수' 기업, 조직과 생태계에서 협력관계를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잘 구축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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