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첫 약가인하 대상 발표…10개 중 4개는 당뇨치료제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8.30 16:55
글자크기

공보험 '메디케어' 지출 상위 품목…9월 최종 인하가 발표, 적용은 2026년부터
J&J, 가장 많은 3개 품목 포함…매출 감소 상쇄 파이프라인 필요성 ↑
국산 시밀러 오리지널 '엔브렐·스텔라라'도 포함…약가 인하까지 기간 남아 영향력은 미미

美 IRA 첫 약가인하 대상 발표…10개 중 4개는 당뇨치료제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약가 인하 협상에 포함될 1차 의약품 목록 10개를 공개했다. 적응증별로는 당뇨치료제가 4개로 가장 많았고,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품목 역시 2종이 포함됐다. IRA법 적용 품목이 매년 확대 예정이지만, 아직 약가 인하 적용 시기가 남아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직·간접적 유불리를 따지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과 보건복지부는 IRA법 적용에 따라 1차 약가인하 협상 대상에 선정된 10개 의약품을 발표했다. 해당 품목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내년 8월 1일까지 CMS와 3차례 미팅을 통해 가격을 확정하고, 9월1일까지 최종 인하된 약가가 발표될 예정이다.



IRA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 유치 및 의료비·에너지 비용 감축 등을 목표로 지난해 8월 발효됐다. 의료비 영역에선 현지 고령층에 적용되는 공보험 '메디케어'에 공급되는 약가에 대한 영향력이 관심사였다.

그동안 완전 자율가격제를 적용해 온 약가가 정부 주도 협상(인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제약사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메디케어 적용 의약품에서 제외되거나 매출액의 최대 90%에 해당하는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약가 인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선정된 10개 품목은 지난해 6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메디케어 Part D(전문의약품 보험) 지출 상위 10개 품목이다. 적응증별로는 당뇨치료제가 4개 품목으로 가장 많았고, 적용 제약사는 J&J 품목이 총 3개 포함돼 가장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세 품목 중 가장 매출액이 높은 스텔라라의 경우 지난해만 97억달러(약 12조85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세계 의약품 판매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복수 품목이 선정된 J&J(자렐토, 임부르비카, 스텔라라)는 실적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특히 스텔라라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경쟁까지 앞두고 있어 매출 감소를 보완할 파이프라인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BMS·화이자의 '엘리퀴스'(혈전용해제)를 비롯해 △BI·일라이릴리 '자디언스'(심부전·당뇨) △바이엘·J&J '자렐토'(항응고제) △머크 '자누비아'(당뇨) △아스트라제네카 '팍시가'(당뇨) △노바티스 '엔트레스토'(심부전) △암젠 '엔브렐'(류마티스관절염) △J&J 임브루비카(혈액암), 스텔라라(류마티스관절염 등) △노보노디스크 '피아스프'(당뇨) 등이다.


인하된 약가는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점진적으로 확대돼 최대 60개까지 가격협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31년까지 985억달러(약 130조4600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 중이다.

이번에 선정된 품목 중에는 국산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하는 오리지널 의약품도 존재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보유 중인 스텔라라와 엔브렐이 그 대상이다. 다만 약가 인하 적용 시기가 아직 2년 이상 남아있어 직접적 영향력을 평가하긴 다소 이르다는 평가다. 여기에 머크, J&J, BMS 등이 약가 인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정부와 업계의 법적 다툼 역시 변수로 남아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해당 의약품의 약가 인하 및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해당 기업들이 약가 인하 협상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방어전략에 변화를 줄지 등을 주의깊게 모니터링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