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도 맛있어" 피자집에 전화가 안 울린다…빅5 중 3곳이 '적자'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09.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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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 소형 냉동피자 출시로 수요 감소... 원자잿값 상승으로 영업이익도 줄어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피자헛 여의도중앙점에서 열린 '1958 US 오리진' 출시 기념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피자헛 여의도중앙점에서 열린 '1958 US 오리진' 출시 기념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내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실적이 동반 하락세다.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업체 중 3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2곳도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확산, 냉동 피자 품질 개선 등의 영향으로 배달 피자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올해도 업황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경쟁 업체 증가로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피자헛·피자알볼로·미스터피자 '적자'...도미노피자·파파존스 영업이익 감소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자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사인 도미노피자, 피자헛, 파파존스,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의 영업 실적이 동시에 악화했다. 지난해 피자헛,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 등 3개 사는 적자를 냈고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의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업계 1위 도미노피자 운영사인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매출액 2071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7.4% 줄었고 영업이익은 93.1% 급감했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매출 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억원에서 48억원으로 23.8% 줄었다.



피자헛은 지난해 매출 1020억원으로 5.6% 성장했으나, 2억5612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피자알볼로 운영사 알볼로에프엔씨는 지난해 매출 425억원, 영업손실 13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스터피자 운영사 엠피대산은 지난해 5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는데 피자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외식사업부 실적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이에 올해 1월 피자사업부를 분할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2015년 국내 매장 수가 400곳을 넘어 피자헛과 업계 1위를 경합했던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가 184개로 대폭 감소했다.

배달 사업 위주였던 도미노피자는 2017년까지 업계 3위였으나 오프라인 매장 수요 감소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과 맞물려 업계 1위로 부상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로 중대형 피자 수요가 감소한 데다, 간편식 냉동 피자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1판당 3만원에 육박하는 제품 가격과 배달비 등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것도 피자 프랜차이즈 매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1판당 6900원짜리 소형 피자를 출시하는 등 실적 부진을 타개할 해법을 모색 중이나 아직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쟁사 증가로 레드오션화 가속...시장 규모도 축소
설상가상으로 경쟁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피자헤븐을 인수한 맘스터치는 내년까지 피자 매장 200개 출점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3월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하고 가맹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굽네치킨 운영사인 지앤푸드도 1인용 소형 피자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국내 피자 시장은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5년 만에 약 4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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