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조 '황금알 낳는 거위'라더니…카카오·티맵 줄줄이 적자, 왜?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8.2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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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트럭커' 출시…밸류체인 완성
수익성 제고 위해 운송원가 절감 필요…'복화운송' 맞붙나

33조 '황금알 낳는 거위'라더니…카카오·티맵 줄줄이 적자, 왜?


카카오모빌리티 비상장 (13,150원 0.00%)가 올해 중간물류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달 화물주선사 서비스 '로지노트 플러스' 출시에 이어 조만간 화물차 기사 전용 앱 '카카오T트러커'를 선보인다. 33조원 규모의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을 디지털 전환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정작 앞서 시장에 뛰어든 화물운송중개플랫폼은 급증하는 운송원가로 인해 '적자 늪'에 빠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가 인수한 와이엘피(YLP)는 지난해 매출 1359억6931만원, 영업손실 92억3979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배로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2배로 확대됐다. 매출의 94%가 화물차 기사에 지급하는 '화물운송원가'로 나갔는데,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과 유가 급등으로 '용차'(개인화물운송사업자)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티맵모빌리티가 2021년 인수한 YLP는 화물운송을 맡기는 기업(화주)과 화물차 기사(차주)를 중개하는 IT 화물주선사다. 이를 기반으로 올 초 출시된 '티맵화물'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다만 올해도 긴 장마 등으로 운송원가가 높아진 만큼 이익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화물정보망 '화물마당'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영업손실(8억8800만원)이 매출(6700만원)의 13배를 넘는다.



700개 이상의 화주와 차주를 웹·앱으로 연결하는 로지스팟도 지난해 연결매출(884억7925만원)이 전년보다 4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51억7311만원)도 12% 늘었다. 운송원가가 47% 급증한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업은 물동량이 증가할 때 차량을 긴급하게 수배하는 과정에서 차주 비용을 예측·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마진폭이 매우 낮다"라고 말했다. 유가나 날씨 등 변수도 많은 데다 차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도 운송원가를 높이는 요소다.

카카오·티맵 중간물류 격전지는 '복화운송'
33조 '황금알 낳는 거위'라더니…카카오·티맵 줄줄이 적자, 왜?
원자재·완제품을 공장에서 창고·대리점으로 옮기는 국내 중간물류 시장은 3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차량계약부터 비용정산까지 대부분의 업무가 전화·우편·수기 등 아날로그로 이뤄지는 데다,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어 IT플랫폼 기업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진다. 디지털화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지만, 실상은 수익화가 어려운 셈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화물마당을 로지노트 플러스(주선사향)와 트럭커(기사향)로 나눠 고도화했다. 티맵화물이 IT주선사라면 로지노트 플러스는 다양한 주선사가 이용하는 정보망이다. 조만간 차주용 앱 카카오T트럭커도 선보인다. 대리운전 전화호출 시장처럼 대리운전업체가 쓰는 프로그램과 기사용 앱을 모두 완성했다.

예컨대 화주가 주선사에 화물운송을 의뢰하면 주선사는 로지노트 플러스에 오더(주문)를 등록하고 운송현황을 확인한다. 차주는 카카오T트럭커 앱을 통해 오더를 확인·접수한다. 화물을 도착지에 전달했다는 인수증 제출이나 세금계산서 발행, 운임 정산 등도 앱에서 자동으로 처리된다. 카카오표 중간물류 밸류체인을 완성한 셈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운송원가 절감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복화운송이 IT플랫폼 기업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화물운송이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이라면 복화운송은 경유지가 비슷한 운송건수를 '묶음배달'하는 형식이다. 복화운송이 확대되면 공차율이 최소화돼 화주의 시간당수익과 화주·배차성공률이 증가하고 운송원가는 절감된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복화운송을 하면 운송원가가 기존 편도 서비스 대비 70% 이상 저렴해질 것"이라며 "충분한 물량과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경로 알고리즘, 관제시스템이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비·택시·대리·TMS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배차·라우팅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복화 연계 운송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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