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은 현재 정관에 이사의 보수 한도는 연간 500억원이고, 임기 중 해임 시 퇴직금 외 보상액을 지급해야 한다는(황금낙하산) 조항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임기 중 적대적 인수, 합병으로 인해 그 의사에 반해 해임되는 경우 △임기 중 비자발적으로 사임하는 경우 △사유를 불문하고 임기 중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해임되는 경우다. 보상액은 이사 60억원, 대표이사 100억원이다. 다만 정관 변경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특별결의 사안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최대 주주 지분이 7.95%, 소액주주 지분이 92.05%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느냐가 안건 통과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수 주주들이 행동에 나선 건 진원생명과학이 또 한 번 대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해서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5월 818억원(현재 667억원으로 축소) 규모 유증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이후 6번째 추진하는 자금조달이다. 그동안 회사는 유증으로 △2020년 1월(납입일 기준) 198억원 △2020년 7월 764억7500만원 △2021년 9월 1137억6000만원을, 전환사채 발행으로 △2020년 11월 240억원 △2022년 4월 117억원을 조달했다. 총 2457억3500만원 규모다. 이번 유증까지 성공하면 지난 3년간 진원생명과학이 조달하는 자금은 총 3124억35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도 박 대표 보수는 제법 높은 액수로 책정돼왔다. 진원생명과학에서 2018년 23억원, 2019년 18억원, 2020년 41억원, 2021년 68억원, 2022년 56억원, 올 1~6월 20억원의 급여를 받은 것이다. 특히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박 대표가 자회사인 VGXI로부터도 매년 수십억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박 대표는 VGXI 대표도 맡고 있다. 두 회사 급여를 합산하면 박 대표가 받은 보수는 2018년 38억원, 2019년 45억원, 2020년 81억원, 2021년 100억원, 2022년 94억원, 올 1~6월 24억원이다. 법인카드 사용액도 2020년 이후 매년 2000만~3000만원대를 기록했다. 2018년(9518만원), 2019년(6288만원)보다 줄어들긴 했다.
박 대표에 책정된 보수는 진원생명과학 영업적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급여도 영업이익 산출 전 차감하는 비용(판매·관리비)이기 때문이다. 진원생명과학도 증권신고서 내 '배임 이슈에 따른 위험'을 고지하는 부분에서 "지속적인 대규모 적자에도 박영근 대표이사에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186억원, 조병문 전무이사에게 약 36억원을 지급했다"며 "특정 임원들에게 지급됐던 급여 및 상여금 등은 회사의 재무 상태 및 손익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진원생명과학은 임원 보수 한도 개정도 검토하겠단 방침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정관 변경 중 임원 보수 한도를 현실화하는 내용도 검토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