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꼈던 3년, 햇빛 비칠 3년…LS마린솔루션의 성장동력 셋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8.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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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에 안긴 KT서브마린, 바다에서 새 시대 연다③

편집자주 아시아 1위 LS전선이 새 날개를 달았다.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기업 KT서브마린을 품으면서 제조부터 시공까지 전담하는 역량이 갖춰졌다. LS전선과의 시너지 효과와 전세계적인 친환경 열풍에 힘입어 KT서브마린은 이미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썼다. '산업의 혈관'을 책임지는 LS전선과 KT서브마린의 비상을 짚어본다.

/사진 = 조수아 디자인기자/사진 = 조수아 디자인기자


LS마린솔루션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당초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잇따랐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20년 이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망치를 웃돌았다. 수주잔고도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업계는 LS마린솔루션의 성장 동력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고부가 케이블로의 사업구조 전환과 LS전선의 대규모 수주, 국내외 해저케이블 물량의 급증이다.

LS마린솔루션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분기(15억원)에 이어 55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주가도 약 90% 올랐다(지난 7월 기준). 하반기에도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참여가 예정되면서 지난해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자체 목표치는 매출 6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이다.



LS마린솔루션은 KT서브마린 시절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시달려 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액 규모도 2019년 550억원에서 2020년 520억원, 2021년 300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통신케이블을 주력 사업으로 삼았으나, 해저통신 건설 시장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면서 프로젝트 규모가 감소하고, 수주단가가 하락했다. 2020년 포설선이 침몰하는 등 악재도 겹쳤다.

LS전선이 지난해 LS마린솔루션의 지분 인수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누적 수주잔고는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총 매출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지난 20년 이내 최대를 기록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지역에서 고장 발생이 증가했고, 수익성이 높은 케이블 위주로 포트폴리오 변화가 나타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LS마린솔루션(KT서브마린)의 해저 광케이블 설치선 '세계로' / 사진 = LS마린솔루션 제공LS마린솔루션(KT서브마린)의 해저 광케이블 설치선 '세계로' / 사진 = LS마린솔루션 제공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점은 사업구조 변환이다. LS마린솔루션은 통신케이블 대신 LS전선과 상호 협력이 가능한 해저 전력 케이블 사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전력케이블은 통신케이블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 약 120억원의 매출이 전력케이블에서 나왔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유일의 해저 전력케이블 포설선을 LS전선에서 매입해 신성장동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LS전선과 함께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쪽 해상에 400메가와트(M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신안우이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업비만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업계가 8조원 규모로 추정하는 정부의 10차 송변전 계획도 해저케이블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대만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발전 관련 프로젝트도 LS전선-LS마린솔루션의 '원팀'이 노리는 발주다.

향후 3년간 LS마린솔루션의 실적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와 증권가는 해저케이블 매출액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내년 매출액을 900~1000억원, 2025년 매출액을 1100~1200억원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매출액의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LS마린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일감까지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라며 "향후 3년간 계속해서 역대급 실적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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