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서 건설 중인 한 아파트단지./사진=머니투데이DB
중국 내부에서도 오랜 기간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부동산'이라는 성장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의 주장대로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한들 각 지방 정부의 자금력과 가계의 주택구매 여력이 크게 약해졌다. 부동산 개발기업들은 부채라는 족쇄를 달았다. '부동산 파티는 끝났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1980년대 홍콩 부동산 기업들이 선전(深?)과 상하이(上海)의 중국 본토 관리들에게 '토지사용권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라'고 조언하면서 중국 부동산 개발이 시작됐다"며 "당시 개발비용이 절실히 필요했던 중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이 방법이 훌륭한 자금조달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지자체가 더 많은 땅을 팔수록 더 많은 돈을 모았고 이 돈은 인프라 개선에 사용됐다. 그러면서 땅값은 더 오르는 나름의 선순환이 이뤄졌다. 동시에 중국의 도시 풍경은 빠르게 현대화했다. 아파트를 보유한 서민들의 삶도 이전과는 달랐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부자가 됐다. 도심지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쏟아져오는 외국인 주재원들에게 고가에 주택을 임대하며 높은 수익을 냈다.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경제 금융화 토대 된 中 부동산
(뤄양 로이터=뉴스1) 금준혁 기자 =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에버그란데(헝다그룹)가 개발한 주택 단지 오아시스의 로고가 15일(현지시간)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 위치한 주택 건설 현장 밖에 그려져 있다. (C) 로이터=뉴스1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러나 이 풍요의 구조는 지속적으로 집값이 올랐을 때만 기능한다. 실제 집주인들이 들어가 사는 실질수요 비중이 갈수록 낮아졌다. 집값이 둔화하면서 집값 차액을 노린 투자 수요도 뒤따라 고갈됐다. 25년 간 형성된 부동산 중심의 경제구조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긴 파티 끝에 이제 중국 경제에 계산서가 날아오는 셈이다.
SCMP는 "중국 주택시장 호황에서 비롯된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차입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개발업자, 가계를 포함한 모든 주체들이 놀라운 속도로 부채를 축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많은 지방정부들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접어들었고 가계는 디플레 국면에 접어들어 부채상환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이은 악재, 中 금융총국 긴급회의
중국 국가금융관리총국./사진=뉴스1
시진핑 행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지난 2020년 이른바 부동산 3대 레드라인 규제(△부채비율 70% 초과 금지 △시총 대비 부채비율 100% 미만 의무화 △단기차입금 대비 보유현금 1배 이상)를 도입했다. 집값을 잡고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외려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다. 각종 규제로 은행 대출이 막히자 부동산 기업들은 그간 중룽 등 신탁사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런데 대형 부동산 개발사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碧桂園)과 국유 부동산기업 위안양(시노오션, 遠洋)이 연이어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비구이위안이 연말까지 내야 할 이자만 58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달한다. 중룽 등 신탁사로 충격이 빠르게 전이된다. 앞서 부동산기업 헝다(恒大)와 개발사 완다(萬達)가 흔들릴 때보다 더 큰 충격이 시장을 덮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침체에 대해 장기간 대책을 마련해왔다는 입장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중국 정부는 국유금융사들을 통해 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으며 국영기업의 자산 등도 충분히 부동산 시장의 완충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 부동산 상황에 대해서도 그간 대비해왔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우려는 지대하다. 2조9000억달러(3880조원)에 이르는 중국 투자신탁 시장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이 바로 부동산이다. 블룸버그는 "중즈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거라고 보고 비구이위안에 대거 투자했지만 비구이위안이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며 "여파가 중즈와 중룽 뿐 아니라 다른 업체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