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 홀푸드마켓 /사진=엄성원
아마존은 그러나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유통업에서 아직도 이익을 내지 못한다. 아니 낼 생각을 안한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번 돈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해서 유통을 아예 다른 단계로 혁신할 궁리만 한다. 예컨대 드론으로 자동배송을 하는 그날까지 말이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 32% 차지한 절대강자
앤디 재시 AWS 글로벌 총괄 사장
사실 AWS는 최근까지 사업적 전망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가 생겨난 이후로 1등을 뺏긴 적이 없지만 최근에는 산업 성장 속도가 한계에 달하고 경쟁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어서 매출이나 이익 확장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지적된 것이다.
AWS에 터보엔진 달아준 AI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WS(아마존웹서비스) 서밋 서울 2019'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AWS와 파트너, 고객들의 클라우드 솔루션과 서비스 등이 소개된다. 2019.4.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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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 까닭은 AI(인공지능) 덕분이다. 단순히 데이터베이스나 웨어하우스 역할을 하던 AWS가 최근 머신러닝 분야에서 뛰기 시작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데이터 고속도로를 깔아놓는 데 돈을 들였던 AWS가 드디어 그 도로를 초고속으로 질주할 컨텐츠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반도체 산실인 텍사스주 오스틴에 생성형 AI와 관련한 비밀센터를 두고 있다. 이 센터에선 아마존이 직접 개발한 맞춤형 시스템 반도체 '인퍼렌시아(Inferentia)'와 '트레이니움(Trainium)'이 AWS 고객들에게 새로운 생성형 AI 서비스를 해주는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두 개의 칩이 비싸기로 유명한 엔비디아 GPU가 없이도 서비스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칩 없이도 유일하게 생성형 AI 서비스 가능
잭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엔비디아
생성형 AI 서비스 초기 레이스에서 사실 아마존은 3위에 머무르고 있다. 130억 달러를 투자한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만들자 MS는 이를 곧바로 자신들의 검색 서비스인 빙(Bing)에 결합해 2월부터 랠리를 촉발했다.
MS에 선두를 뺏긴 구글은 오픈AI 라이벌인 엔트로픽(Anthropic)에 3억 달러를 급히 부어 자체모델인 바드(Bard)를 만들고 3월에 허둥지둥 출시했지만 비판만 들었다.
이 구도에서 아마존은 조용히 4월에 타이탄(Titan)이란 언어모델과 베드록(Bedrock)이란 서비스를 내놓았다. 아마존에 이어 메타도 최근 대형언어모델 '라마2(Llama 2)'를 내놓았다. 모두 생성형 AI 서비스다.
그런데 이 레이스에서 시작은 3등으로 뒤처졌지만 아마존의 역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자체 칩 보유의 유무다. MS나 구글 같은 선두권 업체들은 소프트웨어적인 능력을 기반으로 선두권에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를 구동해야 하는 핵심 칩을 엔비디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투자력을 차치한다면 엔비디아의 생산능력에 이끌려갈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이른바 공급망 이슈다.
하지만 아마존은 2013년부터 나이트로(Nitro)라는 특수 하드웨어로 맞춤형 칩을 생산해왔다. AWS 사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엔비디아와 같은 사업을 스스로를 위해 진행해온 것이다. 아마존은 AWS 서버 하나에 최소 2000만개의 나이트로 칩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AWS 울타리 내에 AI 개발기업들 꽁꽁 묶어둘 계획
(서울=뉴스1) = SK텔레콤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연내 5세대(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반 에지 클라우드(5G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양사는 SK텔레콤의 5G MEC 기술에 AWS 웨이브렝스(AWS Wavelength) 등 퍼블릭 클라우드 기술·서비스를 접목해 5G 에지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에 나선설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이 13일 오전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에서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0.5.13/뉴스1
둘째로 AWS 파워다. 일단 클라우드 인프라 측면에서 '넘사벽'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들이 생성형 AI로 부가가치를 만드는 과정을 아마존은 누구보다 폭넓게 축적할 수 있다. AWS는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에 중점을 둔 개발자 도구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애플이 앱 생태계를 구축했듯이 AWS는 개발자들의 AI 놀이터를 자사의 울타리 내로 끌어들일 셈이다.
아마존은 이미 최신 AI 제품으로 'AWS헬스스크라이브(HealthScribe)'를 출시했다. 의사들이 생성 AI를 사용해 환자 임상 문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7월에 공개된 서비스다. 아마존은 또 알고리즘과 모델 등을 제공하는 기계 학습 허브인 '세이지메이커(SageMaker)'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코딩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인 '코드 위스퍼(CodeWhisperer)'도 만들었다. 개발자들을 꽁꽁 묶어두겠다는 발상이다.
실제로 월가 사람들이 놀란 사실은 아마존이 2분기 실적발표에서 "AWS 사업의 대부분이 이제 AI와 AWS에서 제공하는 20개 이상의 머신러닝 서비스로 주도되고 있다"고 설명한 부분이었다. 필립스나 3M, HSBC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 생성형 AI 서비스 고객으로 자사의 제품을 위해 AWS 툴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챗GPT와 경쟁에서 유리한 부분은 하나 더 있다. 한국 삼성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보안을 이유로 챗GPT의 사내 이용을 금지한 상황이다. 하지만 AWS의 베드락은 가상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 되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기업이 아직까지 거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