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공포…두려움 먹고 보안株는 올랐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08.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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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중일 보안 관련주 주가 변동 추이. /시각물=김다나 디자인기자올해 한중일 보안 관련주 주가 변동 추이. /시각물=김다나 디자인기자


세계 곳곳에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며 보안 관련주가 강세다. 국내에선 흉기 난동 사건으로 보안주 주가가 올랐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연초 대비 보안 업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묻지마 범죄에 따른 단기적인 수급 요인도 주가를 밀어올렸지만 보안 수요가 늘어나며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에스원 (59,800원 ▼300 -0.50%)은 전일 대비 0.18% 오른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에서 보안 대장주로 꼽히는 에스원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7.18% 올랐다. 특히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4일에는 5.54% 올랐다.



이외에도 이날 기준으로 지난 3일과 비교해 영상감시 솔루션 기업 트루엔 (10,280원 ▼10 -0.10%)은 3.54% 상승했다. 아이디스 (18,500원 ▼70 -0.38%), 코콤 (4,370원 ▲45 +1.04%)도 사흘 만에 각각 10.33%, 1.4% 올랐다. 이들 종목은 범죄·사고 예방 시스템, 보안용 카메라,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 기술업체로 '보안주' 테마로 묶이면서 주가가 올랐다.

보안주의 강세에는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으로 불안해진 투자자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 서비스에 대한 인식 변화로 수요는 매년 늘고 있다"면서도 "일련의 사건으로 보안 업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실적 개선까지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묻지마 범죄의 기승과 보안업체의 주가 강세는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일본에서는 지난달 23일 JR간사이공항선 전철 안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9일 중국 광둥성에서는 유치원에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6명이 사망했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보안업체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세콤은 전날 대비 103엔(1.09%) 오른 9564엔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세콤은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이날까지 27.66% 올랐다. 일본 증시에서 세콤과 함께 보안주로 묶이는 소호 시큐리티서비스, 센트럴 경비도 연초 대비 각각 23.49%, 25.47% 올랐다.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보안 업체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도 올해 들어 75.82% 올랐다. 이곳은 앞서 2016년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치후 360 테크놀로지로 거래됐으나 상장을 폐지하고 2018년 2월 360 시큐리티 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바꿔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재상장한 업체다.


증권가에서는 묻지마 범죄의 기승과 별개로 전 세계적으로 보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학교, 아파트, 공공시설 등에 대한 물리적 보안 수요가 증가하는 데다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AI(인공지능)와 결합한 지능형 CCTV 등 신기술을 도입한 보안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어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전 세계적으로 학교, 아파트, 공공시설에 대한 보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라며 "기존에 설치된 CCTV가 사후적 예방 기능만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을 위해 지능형 CCTV를 설치하는 등 보안 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물리 보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안 서비스에는 기존 출동 보안 서비스뿐만 아니라 건물관리 서비스, 통합보안 등 인프라 서비스 등이 있다"라며 "1인당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국민들의 보안 수요 증가하고 코로나를 거치며 비대면, 비접촉, 출입 통제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보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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