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 더블로이유리를 사용해 지어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2. 자외선을 차단하지만 실내 채광도 크게 해치지 않는다. /사진제공=KCC글라스.
유튜브에 접속하면 사무실 건물이든, 집이든 실내라도 자외선 차단제, 이른바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영상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유리창이 자외선을 온전히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유튜버들만 이런 영상을 올린 게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들, 대학병원 공식 유튜브 채널도 같은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창호업계는 영상이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자외선 차단율은 얼마든지 높일 수 있고 △실내 채광 △가격 △무게 때문에 차단 성능을 일부러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창호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자외선 투과율은 얼마든지 낮출 수 있지만 그러면 실내가 어두워지고, 제품이 과하게 비싸지기 때문에 자외선 투과와 다른 성능들 사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외선·적외선을 100% 차단한다고 좋은 창호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랬다면 자동차 유리에 썬팅하듯 유리에 시커먼 코팅 필름을 붙여 판매하면 된다. 창호는 실내 채광을 위해 햇빛 속 가시광선은 일정 수준 투과시켜야 한다. 자외선·적외선을 차단할수록 가시광선도 어느 정도 같이 차단된다. 결국 창호를 선택할 때 자외선을 많이 차단하고 시커먼 유리를 쓰느냐, 자외선은 어느 정도 통과시키고 투명한 유리를 쓰느냐 결정해야 한다.
창호업계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유리 표면에 은(銀)을 코팅한 '로이 유리(Low-Emissivity·저방사)'를 쓴다. 은 코팅은 여러겹 하는데, 은을 세번 코팅한 삼중로이유리가 자외선은 더 많이 차단하지만 비싸고 무겁다. 시중에는 이중로이유리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중로이유리는 내부를 워낙 어둡게 만들다 보니 적용 사례를 거의 찾을 수 없다"며 "시중에 나온 제품도 자외선 차단율을 크게 높였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출시된 것들"이라고 했다.
LX하우시스 유로시스템9 E9-ALS200 적용한 모습./사진제공=LX하우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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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로이유리는 열처리를 한 강화 유리와 비강화 유리로 나뉜다. KCC글라스는 열처리 과정을 생략한 덕에 유리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초고층 건물에는 쓸 수 없지만 기술력으로 강도와 단열 성능은 유지한 덕에 일반 아파트에는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친환경과 건물 단열에 관심이 커지면서 로이유리 판매도 늘고 있다. KCC글라스가 2015년에 출시한 싱글로이유리 이지스는 지난해까지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수량이 판매됐다. 제품 성능도 갈수록 좋아진다. 2020년 출시한 싱글로이유리 MVR170은 기존 제품보다 차폐 성능을 35%, 단열 성능은 13~14% 개선했다.
지난해 출시한 더블로이유리 MZT152는 고체 사이로 열량이 통과하는 열관류율이 전세계 제품들 중 가장 낮다. 자외선, 적외선 차단 효과도 일반 싱글로이유리보다 2.5배 강하다.
LX하우시스도 지난해 출시한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LX Z:IN 유로시스템9 E9-ALS200'이 유리 표면에 두껍게 은(銀) 코팅을 해 실외 자외선을 90% 이상 차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