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킬러일까 사진 뺀 인스타일까…스레드의 한계 [티타임즈]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박의정 디자인기자 2023.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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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판도를 바꿀 새 거인의 등장일까? 또하나의 반짝 인기일까?

SNS 기업 메타가 내놓은 새 서비스 '스레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IT 서비스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썼지만 이후 이용자는 줄어들고 있다. 출시 초기 '트위터 킬러'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빠르게 사그라드는 중이다. 스레드가 어떻게 이용자들을 모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서비스에서 드러난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번달 5일 출시된 스레드는 2006년 출시된 트위터와 유사한 텍스트 기반의 '마이크로 블로깅' SNS이다. 한 게시물당 500자까지 지원한다. 사진이 필수인 인스타그램이나, 동영상을 올려야 하는 유튜브와 달리 텍스트만으로도 업로드가 가능하다. 물론 텍스트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원한다면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와 사진,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도 업로드가 가능하다.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역시 트위터와 유사하다. 프로필 사진의 위치, 유명인 혹은 공인에게 주어지는 체크 표시 역시 트위터와 비슷하다. 좋아요, 댓글, 공유 버튼 역시 트위터를 연상하게 한다. 그래서 외신에서는 스레드를 두고 '트위터 킬러'라는 별명을 붙였다.



스레드는 어떻게 이용자를 확보했나?
스레드의 기세는 어마어마하다. 출시 7시간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24시간 만에 5000만명을, 103시간만에 1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IT 서비스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올해 초 챗GPT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억명을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이 2개월이다. 챗GPT 이전의 기록은 숏폼 영상 서비스 '틱톡'이 갖고 있다. 이용자 1억명을 달성하는 데 9개월이 걸렸다. 당시에도 틱톡에 비해 챗GPT가 '대기록을 썼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스레드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셈이다.

그러면 스레드는 어떻게 이렇게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월 이용자가 20억명이 넘는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이다.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있는 이용자면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스타그램 앱 안에서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별다른 절차 없이 스레드로 접속이 가능하다.

또 이용자들이 스레드를 시작하면 기존 인스타그램 친구들의 스레드 계정 역시 그대로 팔로우가 된다. 쉽게 말해 친구 목록을 그대로 끌어오는 셈이다. 그간 인스타그램에서 쌓아온 관계들이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이용자들이 스레드로 넘어가게 되고. 순식간에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스레드를 운영하는 메타가 서비스 전부터 많은 인플루언서들을 확보해둔 것 역시 초기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는 오프라 윈프리, 킴 카다시안,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와 같은 기업인들, 달라이 라마와 같은 종교 지도자들까지 미리 포섭해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계정을 개설,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스레드는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나?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이용자를 바탕으로 스레드가 유사한 텍스트 기반의 SNS인 트위터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가 SNS 상에서 설전을 벌이다 뜬금없는 '격투기 대결'을 약속한 것도 이런 두 서비스의 관계 때문이라는 거다. 실제로 스레드 출시 직후 트위터의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스레드가 트위터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두 서비스의 형태가 유사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의견을 모으고, 공유하는 방식과 이를 위해 제공하는 기능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해시태그이다. 스레드는 해시태그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트위터는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한다.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관심사와 관련된 계정과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해시태그 검색량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실시간 트렌드를 통해서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사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때로는 해시태그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 통해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논의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미투운동이나 '블랙라이브스매터'와 같은 사회운동이 대표적이다. 또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SNS를 뒤덮었던 'Pray For Paris'와 같은 'pray for~' 해시태그 시리즈 역시 트위터에서 시작돼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해시태그와 검색 기능이 없는 스레드의 이용자들은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대로 게시물을 봐야 한다. 스레드는 이런 단순함이 매력이라고 주장한다.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관심사 위주의 서비스를 구성하고 공론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지인들과의 소식 나누기가 아니라 관심사의 공유와 소통이 스레드의 방향성이다.

또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 통해 취향과 취미를 공유하는 이용자들이 많이 있다. 지금의 스레드에서는 이 역시 어렵다. 검색도 되지 않고 오직 알고리즘에 의존해 게시물을 봐야 하다 보니 소통이라는 기능은 제대로 수행할 지 몰라도, 커뮤니티의 기능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스레드의 특징이다.

그래서 트위터와 스레드가 형태는 유사하지만, 운영 방식이나 이용자층이 다른 만큼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메타의 새 SNS 서비스 스레드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듣고 싶으시면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티타임즈TV'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 킬러일까 사진 뺀 인스타일까…스레드의 한계 [티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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