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 면세점 업계, 새로운 도약의 시기

머니투데이 유신열 한국면세점협회 협회장 2023.07.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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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열 한국면세점협회장/사진= 한국면세점협회유신열 한국면세점협회장/사진= 한국면세점협회


명동거리나 인천공항에 가면 해외 관광객이 가득하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것은 꿈인가 싶다.

3년 전 어느날 아침부터 면세점 문 열기만을 기다리던 관광객이 한 명도 없어졌다. 하늘길은 막히고 관광객은 사라지고 창고의 재고는 쌓여갔다. 두세 달이면 괜찮아지겠지 했던 것이 40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하나에서 열까지 허리띠를 졸라맸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창고에 쌓인 재고를 내국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고 특허수수료와 임대료를 감면해줬다. 올해 관광객 회복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면세업계도 새로운 도약의 준비를 갖추어 가는 중이다.



최우선 과제는 면세업 본질인 관광객들에게 여행의 꿈과 설렘을 실현해 '관광 활성화와 수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면세점은 한류 마케팅 확대 등으로 대한민국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지난 40개월 동안 한류의 위상은 상당히 달라졌다. 이제 한국 가수가 곡을 내놓으면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주요 이슈도 되지 않을 정도다.

한국에는 영화, 드라마, 음악뿐 아니라 더 많은 훌륭한 관광 자원과 브랜드가 있다.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숨겨진 우리의 보물을 찾아서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관광객이 만족하고 돌아가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쾌적한 환경을 주기 위해 재정비하고 있다.



'친환경 여행'에도 힘써왔다. 지난 3년간 면세점은 비닐이 없는 해외 여행을 목표로 물건 구매부터 인도까지 모든 과정을 친환경 시스템으로 정립했다. 업체마다 무빙랙, 그린백(타포린백) 등을 통해 그동안 문제가 됐던 에어캡(일명 뽁뽁이)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비닐 쇼핑백 대신 친환경 종이 쇼핑백으로 교체했다. 전자영수증(교환권)을 도입했으며 인도장에서는 모바일 대기 서비스를 실시했다.

'송객수수료 정상화'도 중요한 과제다. 관광객이 사라진 팬데믹 기간 면세점은 중국 대량 구매객(다이궁)에게만 매출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40%에 달하는 송객수수료 경쟁이 발생했다. 이에 업계는 올해부터 송객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결과 매출은 줄었지만, 업계는 건전해지고 있다.

한국면세협회에서는 송객수수료 문제를 놓고 실태조사도 하고 있다. 업체마다 수수료 지급 방식이 다른 만큼 송객수수료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기준을 정하고 지급 현황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실태조사 결과를 도출한 후에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직 공항 이용객은 2019년 대비 70% 정도 밖에 회복되지 않았지만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 사업자가 새로 재편돼 들어가고 해외 항공 노선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거쳤지만 슬기롭게 대처해 왔고 오히려 우리의 패러다임을 다시 정립해 또 다른 미래를 준비 중이다.

전세계적 펜데믹은 지속해서 성장하던 대한민국 관광산업과 글로벌 1위 면세산업의 기반을 침해하며 수많은 관련 기업 생존을 위협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K-컬쳐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문화산업이 피워낸 성과와 한국 면세산업의 차별성인 신뢰성, 상품구성력은 펜데믹의 종료와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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