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R 전략의 핵심인 '구글 맵'에 그 해답이 있다.
디지털 트윈화 하는 '구글 맵'주요 외신들은 이번에 구글이 프로젝트 아이리스를 접으면서 앞으로 XR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글이 모바일 분야에서 '안드로이드'라는 OS(운영체제)와 앱 스토어인 '구글 플레이'로 시장을 장악했듯 XR 분야에서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행보를 들여다보면 '구글 맵'을 AR 플랫폼화 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 5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구글 I/O) 2023에서 구글은 '이머시브 뷰 루트'라는 구글맵의 기능을 선보였다. 주위의 건물과 환경을 모두 3D로 구성한 뒤 교통 체증 정도, 예상 날씨까지 반영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의 모습을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구글은 구글 맵을 이른바 '디지털 트윈'화 하고 있다. 현실과 가상이 마치 쌍둥이처럼 상호 작용하도록 디지털 세상에 현실을 똑같이 복제해 두는 것을 '디지털 트윈'이라고 하는데, 이미 전세계 항공사진과 스트리트뷰를 구현해 놓은 구글 맵이 전세계 3차원화라는 원대한 목표를 실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XR 플랫폼의 마중물 '구글 맵'구글은 구글 맵을 바탕으로 하는 AR 개발 툴, API를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지오스페이셜 크리에이터'라고 하는 툴은 구글맵을 디지털 트윈 기반 플랫폼으로 구축하려는 목표를 분명히 드러내는 툴이다. AR 개발키트 'AR코어', 구글 지도 플랫폼 API인 '포토리얼리스틱 3D 타일' 기능 등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이 툴을 이용해 구글 맵의 현실 지도를 바탕으로 증강현실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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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코어'를 사용하면 포켓몬 고를 통해 경험했던 것처럼 현실 세계를 카메라로 비추면 길 찾기를 위한 방향을 표시해준다거나 내가 운영하는 상점 주위를 디지털로 꾸며 현실의 경험을 더 확장해줄 수 있다. '포토리얼리스틱 3D 타일'을 이용하면 구글이 만들어 놓은 현실의 3D 지도를 활용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바비 AR 매장/사진=유닛9
스티반 실바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는 "물리적 세계가 디지털 콘텐츠로 증강되면 사람들이 배우고, 만들고, 쇼핑하고, 정보를 얻고, 노는 방식이 재정의 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실의 모든 장소가 증강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XR매거진 'Mixed'를 창업한 매티아스 바스티안은 "AR코어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은 실제 장소를 방문해 스캔하지 않고도 87개국의 실제 위치 위에 디지털 콘텐츠를 얹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구글은 구글맵을 AR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R 세상 오길 기다리는 '구글 맵'구글 맵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트윈 세상이 완성됐을 경우 크게 2가지 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첫째로는 구글맵으로 구현된 메타버스 세상이다. 실제 환경이 모두 디지털로 구현돼 있기 때문에 내가 직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듯 탐험하고 쇼핑하고 소통할 수 있다. 내일 방문할 곳을 미리 예습해놓을 수도 있고 식당, 이벤트 등을 예약하는 등 현실의 보조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
또 하나는 AR 기기상에서의 강력한 플랫폼 역할이다. '비전 프로', '퀘스트3'와 같은 AR, VR 기기들이 향후 더 저렴해지고 가벼워지면 이 기기들을 상시 착용하고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용자가 기기를 착용한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구글 맵의 역할이 시작된다. 현실의 경험을 확장하고, 보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 IT매체인 '9to5 google'은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나 길거리에서 식당이나 매장을 찾을 때 AR 기기 위에 리뷰 점수가 뜬다거나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것 같은 증강현실은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스마트 안경에서 가장 이상적이고 자연스럽게 구현될 것"이라면서 구글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