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4대 석학 '앤드류 응'…"AI, 규제보다 최대한 빨리 발전시켜야"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3.07.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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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응 스탠포드대 교수, 카카오 임직원과 'AI 미래와 방향성' 좌담회 진행

앤드류 응 스탠포드 교수가 20일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카카오 임직원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앤드류 응 스탠포드 교수가 20일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카카오 임직원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지금도 우리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기술이 많다. 비행기가 대표적인 예다. 초기에는 항공 난류만 만나도 큰 비극이 일어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보다 비행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봤다. 시간이 지나며 비행기는 점점 발전해 자동차보다도 더 안전한 교통수단이 됐다. AI(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세계 AI 4대 석학 중 한 명인 앤드류 응 스탠포트대 교수는 2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카카오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좌담회(Fireside Chat)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성형 AI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규제 이야기가 반드시 따라오는데, 규제에 너무 집중하기보다 AI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며 발전시켜야 더 안전하게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응 교수는 "우리가 이것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고, 그 과정에서 (항공기 사고처럼) 몇몇 불행한 사례가 생겨날지도 모른다"면서도 "생성형 AI는 점점 좋아지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사나 국가는 한 개인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이를 충분히 통제하는 방법을 배워왔고 AI와 잘 공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 교수는 같은 관점에서 할루시네이션(환각) 등 생성형 AI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도 항상 모든 측면에서 정확하지는 않다"며 "현재 AI도 어떨 때는 사람보다 부정확하고, 어떨 때는 사람보다 정확하다"며 "30~50년 후 AGI(범용 인공 지능)이 도래하면 인간만큼은 정확한 성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응 교수는 특히 또 다른 팬데믹이나 글로벌 기후 위기 같은 거대한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응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로 인류가 실존적인 위험에 처했을 때 AI가 솔루션을 일부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류가 다음 1000년을 살아남고 번성하기 위해서는 AI 발전을 늦추기보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 교수는 AI 전쟁에서 승자독식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오픈AI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이 만든 AI 파운데이션 모델(AI 기반 모델)만 살아남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오픈AI의 GPT-4가 현재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다양한 데이터, 유즈 케이스에 적합한 작은 모델들로 시장이 나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응 교수는 "지금도 허깅페이스에는 어제 공개된 메타(구 페이스북)의 라마2 같은 오픈소스 모델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별 정보나 차이점에 대해 충분히 모델을 학습시킨다면 한국어와 같은 특정 언어를 중심으로 한 언어모델도 의미 있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을 응원했다.


응 교수는 좌담회에 참석한 카카오 임직원들에게 "카카오에서 흥미로운 AI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고민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주 강력한 AI 커뮤니티와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응 교수는 좌담회에 앞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신민균 카카오전략기획 그룹장·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만나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논했다.

한편, 응 교수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 △요슈아 벤지오와 함께 세계 4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로 '랜딩 AI'와 '딥러닝 AI'의 창립자이자 '구글 브레인' 설립자이다. 중국 바이두에서는 머신러닝과 음성인식 검색, 자율주행차 개발 등을 주도했다. 아울러 온라인 공개 수업 플랫폼인 '코세라'를 세워 무료로 머신러닝에 대해 가르치는 등 AI 연구에 있어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사진=배한님 기자/사진=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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