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1천억 육박 기대…무섭게 크는 동아에스티 성장호르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7.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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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1천억 육박 기대…무섭게 크는 동아에스티 성장호르몬


동아에스티 (73,400원 ▲1,700 +2.37%)의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의 연간 매출이 올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매출이 5년간 이미 4배 가량 급증했지만 비급여 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호르몬제 시장 전반의 성장과 투약 편의성 등 제품 자체 경쟁력 덕에 올해도 50%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국내에서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큰 의약품)'의 기준인 매출 1000억원 급 의약품 진입이 코앞인 셈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그로트로핀의 매출은 45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속도대로 매출이 늘어날 경우 3분기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연간 매출액 61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그로트로핀 연간 매출이 9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로트로핀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50.6% 늘어난 926억원으로 전망된다"며 "그로트로핀의 영업이익률은 30~40%으로 추정돼 향후 매출이 증가할수록 영업이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트로핀의 약진은 한동안 정체상태였던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이 올해 큰 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전년보다 99.4% 증가한 33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로트로핀 약진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2017년 166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95억원으로 불어났고 2021년 443억원, 2022년 615년까지 매년 증가했다. 이 기간에만 매출이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로트로핀의 출시 시점을 떠올리면 '노장 투혼'이다.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성장호르몬제다. 1995년 출시한 동아에스티 1호 바이오의약품이다.

출시 후 매출이 부진했던 기간도 있었다. 2014년 210억원을 고점으로 2017년 166억원까지 매출이 3년 연속으로 줄었다. 그러다가 부활해 이제 블록버스터 진입을 눈앞에 둔 셈이다.

이 같은 그로트로핀의 고속성장 배경으로는 우선 비급여 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호르몬 시장 전반의 성장이 꼽힌다. 원래 성장호르몬제는 키가 자라지 않는 유전 질환환자들에게 급여 처방됐지만, 최근 성장판 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늘며 유전 질환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비급여 처방이 크게 늘었다.


급여 확대도 성장호르몬제 시장 성장의 배경이 됐다. 2019년 정부는 성장호르몬제의 급여 범위를 '남아 164.4cm·여아 152.2cm 이하'에서 '남아 165cm·여아 153cm 이하'로 확대했다. 비급여 시장이 성장하는 한편, 급여 범위도 넓어지자 2018년 1265억 원이었던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2022년 2385억원으로 두 배 가량 커졌다.

업계에선 투약과 보관 편의성이 뛰어난 그로트로핀 자체의 제품 경쟁력도 고속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그로트로핀은 액상형 및 카트리지 제형으로 분말 형태의 제품과 달리 별도의 용해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서 개발된 성장호르몬제 중 최초로 개봉 후 실온에서 안정성 허가도 획득했다. 개봉 후 25℃ 이하에서 최대 10일까지 보관이 가능해 냉장보관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적응증도 꾸준히 추가해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추가 임상을 통해 △2015년 특발성저신장증 △2019년 터너 증후군으로 인한 성장부전△임신수주에 비해 작게 태어난(AGA) 소아에서의 성장장애 적응증을 더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그로트로핀의 브라질 입찰 시장 진입도 추후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영업과 마케팅 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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