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식 레드힐코리아 대표
스타트업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어렵게 기자를 만나거나 투자자 앞에서 겨우 1분 남짓한 '엘리베이터 피칭'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회사를 각인시킬 것인가?
A사는 '식자재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어렵다. 전문가들이나 한 번에 이해할 것이다. 머리를 맞댄 끝에 '수기 거래에 익숙한 시장을 바꾸기 위해 창업자가 새벽 도매시장을 훑고 다녔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새벽 가락시장을 발로 뛰며 만들어낸 혁신이었고, 회사의 목표는 '전국 순댓국집 사장님들이 회사의 서비스를 쓸 때까지'가 됐다. 기자와 독자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문을 만든 셈이다.
자동차 유통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B사는 최근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영입했다. 1세대 벤처 창업가이고 유명 기관장 출신이라 기사 요소는 충분했다. 하지만 좀 더 눈길 끄는 스토리를 찾았다. 이 분이 퇴직 후 스타트업 인턴으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화 '인턴' 같은 스토리다. 애견을 데리고 출근할 계획이란 것도 알았다. 프로필 사진으로 애견 '로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썼다. 당사자는 민망해 했지만 생각이 자유로운 B사의 특징을 전할 수 있었다. 많은 언론에 기사로 실렸고 심층 인터뷰까지 이어졌다.
스토리 발굴이 어렵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도 좋다. 창업자 스토리를 영상 인터뷰로 만들어주는 스타트업도 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기자들을 많이 만나시라. 전문가들이다. 한국 기자들은 스타트업에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어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여러분들의 숨은 이야기를 잘 찾아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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