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2금융권도 상생금융 보따리 풀기…릴레이 되나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 상생 친구 협약식'에 참석했다. 보험업권에서 처음이고 2금융권에선 우리카드에 이은 2번째 방문이다. 이 원장의 행사 참석은 상생금융을 독려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은행권은 이 원장이 방문할 때마다 금융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일부 카드사는 앞서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29일 이 원장의 방문에 맞춰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리카드는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800억원의 신규 대출을 취급하고 연체 채무자에 대한 저금리 대환대출, 채무 감면 프로그램을 1300억원 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영세·중소 가맹점에 카드 이용대금 100억원 캐시백 △가맹점주 대상 상권 분석·마케팅 서비스 제공 등을 지원 방안으로 제시했다.
우리카드·현대카드에 이어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조만간 상생금융 지원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는 현재 이 원장의 방문 시기를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이 원장의 방문일에 맞춰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한 카드사 재정 부담…보험사도 지원 방법 두고 고심
13일(목)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따뜻한 동행 상생친구 협약식'에서 상생친구 지원사업 후원금 전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정성기 회장,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사진제공=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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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이 릴레이로 이뤄지고 있다 보니 아직 지원책을 발표하지 않은 카드사도 울며 겨자먹기로 상생금융에 나설 것 같다"며 "업황이 나쁜데 지난해 순이익이 2000억원대인 카드사가 2200억원의 지원책을 발표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무리 상생금융이라고 해도 지원에 나서게 되면 금액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당연"이라고 했다.
보험사는 은행·카드사와 달리 상품 구조가 복잡해 지원 방식을 두고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장기 상품을 다루는 생명보험사는 단기적으로 지원 가능한 상생금융 상품을 만들기 어렵고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손해보험사는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 원장이 카드사를 방문했을 때부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며 "보험사가 상품으로 상생금융을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지원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업황이 나쁜 카드사도 통 큰 지원을 하기로 한 마당에 보험사가 상생금융 요구를 피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생보사의 상품은 다른 업권과 다르게 긴 호흡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인 부담이 될 만한 지원책은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상생금융 관련 압박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여력이 없거나 회사 포트폴리오 운영상 적절치 않은 회사에 강권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