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가격은 아니나 최근 회사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유증 규모가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2차 가격까지 책정 후 1·2차 가격 주 낮은 가격이 최종으로 선택됨)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달 9일 증자 소식을 전했는데, 주가가 바로 급락했다. 유증 전 8820원이던 종가가 한 달만인 지난 10일 6350원으로 하락했다. 증자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늘리는 특성 탓에 통상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주배정 유증이 그렇다.
상황은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CJ 바이오사이언스 (14,130원 ▼10 -0.07%)는 유증 결정 전후 주가가 27% 하락해 유증 발행 예정가액이 2만100원에서 1만5350원(1차 발행가액)으로 낮아졌다. 예상 자금조달 규모가 650억원에서 496억원으로 줄면서 회사는 임상개발, 플랫폼 기술 연구, 연구소 운영 등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클리노믹스 (1,569원 ▲20 +1.29%)도 유증 결정 전후 주가가 26% 하락했다. 유증 발행 예정가가 5720원에서 4540원으로 조정돼 암 조기진단 운영 등 R&D 비용을 줄였다.
피플바이오 (2,680원 ▲20 +0.75%) 20.8%, 셀리드 (3,765원 0.00%) 18.5%, 에스디바이오센서 (10,720원 ▼150 -1.38%) 26.4% 피씨엘 (1,082원 ▼56 -4.92%) 34.4%, 진원생명과학 (2,380원 ▼25 -1.04%) 31.8% 등도 유증 후 주가가 급락했다. 이중 진원생명과학은 2020년 이후 회사가 3200억원이 넘는 자금조달을 추진했는데, 2004년부터 작년까지 18년 연속 연간 영업적자를 냈음에도 대표가 총 296억원의 보수를 받았단 사실이 조명되면서 논란이 됐다. 잇단 유증에 회사 주주들은 올 하반기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예고했다. 현재 우호지분을 모으고 있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는 "코로나19 기간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지 않은 것, 최대주주 자신은 유증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들에 전가하는 것이 주가 하락의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조달로 연구개발을 한다는 점에서 바이오사들의 유증은 불가피하지만 유증을 하려면 제대로 된 목적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자자 신뢰를 마련하고 정확한 자금조달 목적,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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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로노이 (34,100원 ▲850 +2.56%)는 유증 후 되레 주가가 4.3% 올랐다. 보로노이가 450억원 규모 유증을 발표했는데, 최대주주인 김현태 경영부문 대표가 유증 배정물량의 100%를 받기로 결정했다. 예상 발행가액 기준으로 180억여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보로노이 경영진의 신약 연구 R&D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