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4일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테크'에서 오픈AI의 GPT-4, 구글의 팜(PaLM)에 필적할 챔피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LLM 구축에 5억유로(약 7100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이다. 초거대 AI에 인색하던 프랑스도 규제만 고집하지 않고 AI 주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초거대 AI 연구를 이끌던 영국도 자체 '브릿(Brit)GPT' 구축에 나섰다. 초거대 AI 모델 훈련과 엑사스케일 규모 슈퍼컴퓨터 구축에 각각 1억, 9억파운드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야당인 노동당은 100억파운드를 더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픈AI가 런던에 첫 해외사무소를 여는 등 미국기업의 안방 침투가 가속한다는 위기감에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AI21랩스도 지난 3월 차세대 LLM '쥐라기-2'를 발표했다. 2021년 GPT-3보다 파라미터 수가 많아 주목받았던 '쥐라기-1-점보'(1780억개)를 고도화한 것이다.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엔 AI 관련 스타트업만 1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2021년 AI 부문에 5년간 15억달러(약 2조원)을 투자해 생태계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AI 선두 다투는 중국, 반격 나서나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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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간하는 AI 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세계 AI 특허의 52%가 중국에서 출원됐기 때문이다. 2위인 미국은 17%에 불과하다. 논문의 질적 수준을 참고할 수 있는 AI 저널 인용 비중도 중국 30%로 미국(15%)의 2배다. 중국의 AI 연구역량이 미국을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최근 관영 중국과학보가 진행한 실험에서 자체 LLM '어니(Ernie) 3.5'가 오픈AI의 GPT-3.5를 뛰어넘었다고 발표했다. 일부 중국어 기능은 GPT-4를 능가했다는 설명이다. 바이두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어니봇'도 출시했다. 이 외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바이트댄스 등 현지 빅테크들이 초거대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봉강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아직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 비해 다소 미흡하나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라며 "주요 선진국이 리드하는 AI 경쟁 국면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려면 국가 차원의 투자 확대와 새로운 법·제도 및 정책방안 발굴, 장기적 AI 국가 전략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