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수아 디자인기자
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2분기에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99.3% 감소한 1004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3조 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업종 특성상 삼성전자보다 업황 부진 타격이 크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챗 GPT 등 생성형 AI 사용이 늘면서 D램이 투입되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도 올랐다"라며 "이미 (가격이)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고, 빠르면 8월~9월부터는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수요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효과도 미미하다. 중국 정부는 고강도 방역조치를 해제한 이후에도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10달만에 기준금리를 0.1%p 인하했다. 주요 금융회사들도 "올해 중국의 성장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워 보인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반도체 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는 840억 4100만달러(한화 약 109조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67억 6700만 달러(약 100조원)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데 기존 업체들 간의 경쟁은 더 격화되고 있다"라며 "IT 기기용 제품도 올해 역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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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투자를 망설이는 경향이 있었으나 투자로 분위기가 바뀌어야 반등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이 침체된 시기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해야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