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시장 바이오는 아직 미지근…AI 신약이 불쏘시개 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6.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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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시장 바이오는 아직 미지근…AI 신약이 불쏘시개 될까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따상'(신규상장 종목이 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도달)이 속출하면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미지근하다. 최근 공모에 나선 큐라티스 (1,528원 ▼42 -2.68%)프로테옴텍 (2,790원 ▲5 +0.18%)이 상대적으로 투자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하면서 IPO를 준비하는 바이오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내달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AI(인공지능) 신약 개발 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에 대한 시장 평가가 어떨지 이목이 쏠린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루닛 (52,300원 ▼1,400 -2.61%)을 비롯한 의료 AI 기업의 주가가 폭등한 만큼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수혜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모를 실시한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의 IPO 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52.89대 1, 94.1대 1로 두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 공모시장에서 중소형 규모 기업의 따상 행진이 이어지면서 1000대 1을 넘는 경쟁률이 잇따르고 있는 환경을 감안하면 부진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수요예측 경쟁률 854.29대 1, 청약 경쟁률 994.8대 1을 기록하며 모처럼 바이오 공모 흥행에 성공했지만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이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하면서 바이오 공모주에 대한 기대 눈높이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 역시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훌쩍 넘어섰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동반 순매도 등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올해 공모시장 분위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단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바이오의 잇따른 흥행 실패는 아쉬운 대목이다. 바이오 IPO가 활발해져야 비상장 바이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수 비상장 바이오 벤처가 IPO에 어려움을 겪으며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운영비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IPO 시장에서 스타 바이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내달 공모에 나설 파로스아이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식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에 대한 평가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올해 AI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루닛과 뷰노 등 주요 의료 AI 기업의 주가는 나란히 폭등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와 빅데이터를 토대로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PHI-101)는 국내에서 AI 플랫폼으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현재 임상 1b상 단계다.

이달 상장한 진영 (3,335원 ▼50 -1.48%)마녀공장 (19,360원 ▼90 -0.46%)이 나란히 따상에 성공하면서 공모시장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 바이오인프라가 공모 흥행에 성공한 데다 3월 말 상장한 신약 개발 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순항하면서 공모시장의 바이오 저평가 기조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IPO 시장에서 바이오에 대한 가치 평가가 확실하게 개선되려면 먼저 주식시장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가 연구 성과를 앞세워 투자 수요를 끌어내며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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