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에코 공장 전경/사진=류준영 기자
1989년 설립된 삼우에코가 주인공이다. 강판에 아연을 입히면 부식에 잘 견디고 표면도 매끄러워져 다른 색상·용도의 철판을 덧씌우는데 편리하다. 이런 아연도금강판은 주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쓰인다. 삼우에코는 아연도금강판을 만드는 장비를 제작·납품하는 곳으로 이 업종에서만 30년 이상 장수한 중소기업이다.
에어나이프 모형, 실물은 회사 기밀로 촬영이 금지됐다/사진=류준영 기자
하지만 이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일본도 가져다 쓸 정도가 됐다. 삼우에코 기술연구소 강법성 전무이사는 "도요타, 닛산에 차량용 강판을 납품하는 일본 최대철강사 신일본제철, 고베제강 등도 우리 고객사"라고 귀띔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굵직한 철강사들도 도입했고, 최근엔 멕시코, 브라질, 이집트,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중국, 터키 등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험용으로 쓰고 있는 듀얼 초크 엑스트라액터 장비 일부분/사진=류준영 기자
삼우에코 강법성 전무이사는 "완성품을 납품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장비로 개선하기 위해 형틀을 이런저런 형태로 재조립해보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무이사에 따르면 삼우에코는 철강분야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03년도에 일찌감치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 R&D(연구·개발)에 매출의 약 8%를 투자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에서 3% 안팎의 투자가 어려운 현실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지적재산권(IP)이 90여건에 달한다.
에어나이프숍 앞에서 강법성 전무이사가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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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 들어서자 에어나이프에서 나오는 바람이 일정한지를 실험하는 압력 측정 장비가 보였다. 강 이사는 "가로 2미터(m) 혹은 3m 아연도금강판 끝에서 끝까지 질소 가스가 균일하게 뿌려져야 한다. 레이저 센서로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두께를 측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일한 온도의 차가운 공기가 일정한 바람 속도로 흘러나오는지를 감지하는 레이저 센서 장치도 부착돼 있었다.
강법성 전무이사가 공장 자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류준영 기자
KISTI 데이터분석본부 박형욱 호남지원장에 따르면 2015년 슈퍼컴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아연도금욕조 내 실링(Sealing, 용기 이음 부분을 단단히 붙여 봉하는 것) 알고리즘 검증 및 최적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또 2017~2018년엔 용융아연도금공정의 효율적인 냉각을 위한 무화노즐(증기를 고속으로 분출하는 부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슈퍼컴 유동해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했다. 이를 통해 냉각노즐을 최적으로 배치하는 설계도를 확보했다.
이런 지원을 통해 삼우에코는 R&D 시간, 비용을 각각 30%, 15% 단축·절감하는 효과를 누렸고, 국내 주요고객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수입제품 대비 50% 낮은 가격으로 설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삼우에코 92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490억원이다. 2020년(308억원) , 2021년(339억원) 실적을 함께 보면 최근 3년간 매출액은 꾸준한 증가세다. 철강업계가 최근 몇 년 간 불황의 꼬리를 달고 있고, 업계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인 점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경영면모를 보여준다.
강 이사는 "최근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을 나프타 등 자원으로 전환하는 포집·저장·활용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KISTI와 함께 포스코, 현대제철, 글로벌 10대 철강사별 폐수처리량 분석을 진행했다"며 "온난화를 막고 자원도 얻는 클리닝 기술은 우리의 다음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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