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자리에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얘기가 나왔다. 4대 과학기술원 직원들 사이에서 UNIST 활약은 근래 자주 언급되는 단골 이슈다. 2015년 9월 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한 뒤 7년간 거둬들인 성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한 서울 상위권 대학 실적 이상을 넘어 해외 유명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으니 부러움과 시샘 섞인 반응이 이 같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UNIST는 세계대학평가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THE(Times Higher Education)와 QS(Quacquarelli Symonds) 순위에서 작년 100위권에 진입했다. 설립 50년 미만 세계 신흥대학랭킹에선 세계 11위, 국내 1위다. 논문의 질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에서 6년 연속 국내 1위이며 교원(교수 330명, 직원 412명)의 약 20%가 기술창업에 나설 정도로 지원제도가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현재 관련 66개 기업이 활동중이다.
UNIST는 한때 심각한 인건비 부족 사태로 좌초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9년 11월, 4대 총장으로 임명된 이용훈 씨가 이를 해결할 큰 숙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이 총장 일화가 아직도 회자된다.
현재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제외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UNIST 3곳이 올해 신임 총장 후보 모집에 나섰거나 준비 중인 가운데 '리더의 역할'을 새삼 떠올려본다. 누군가는 '읽어버린 4년'이란 혹독한 평가를 받은 반면, 다른 누군가는 '도약의 아이콘'으로 박수 받고 있다. 우리나라 혁신성장 엔진이 자꾸 켜지고 꺼지길 반복하는 이 시점에 과기원의 새 수장은 어떤 사람이여야 할까. 다시금 리더의 자질을 곱씹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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