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자가면역질환 넘어 '파킨슨병' 신약 노린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06.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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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 신경면역질환으로 영역 확장
파킨슨병 신약 개발 美 바이오텍 두 곳에 투자
개발 난도 높은 파킨슨병… 미충족 수요로 시장성 커

한올바이오파마, 자가면역질환 넘어 '파킨슨병' 신약 노린다


한올바이오파마 (37,300원 ▲750 +2.05%)가 자가면역질환을 넘어 차세대 먹거리로 파킨슨병 신약에 집중한다. 이미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는 미국 회사 두 곳에 투자했다. 글로벌 제약사마저도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실 정도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은 어렵다. 그럼에도 퇴행성 뇌 질환(CNS)은 항암제 다음으로 신약 개발이 활발한 유망한 분야다. 전 세계적 고령화에 관련 시장은 2026년 7조8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파킨슨병 신약을 개발하는 미국 소재 바이오 기업 두 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뉴론 파마슈티컬(Nurron Pharmaceuticals)과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Vincere Biosciences)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21년 7월 대웅제약 (112,700원 ▲1,300 +1.17%)과 함께 뉴론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 금액은 100만달러(11억5000만원)다. 한올바이오파마가 5억7550만원을 투자해 뉴론 지분 2.37%를 취득했다.

뉴론은 미국 보스턴에서 설립됐다. 파킨슨병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광수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제약업계에서 30년 이상 몸담은 김덕중 박사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뉴론은 Nurr1(널1) 인자를 활성화하는 원리의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널1은 20년 전 발견됐지만 지금껏 약물 개발에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다 김광수 교수가 실험실에서 처음으로 널1 활성화 물질을 찾으면서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렸다.

김덕중 뉴론 대표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2001년 트리헥신 페니딜이 허가된 이후 거의 20여년 동안 (파킨슨병의) 새로운 약물이 없었다"며 "도파민을 만들고, 신경세포가 더는 죽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동시에 하는 건 현재 널1 활성화 물질밖에 없다"고 말했다.("Nurr1 활성화 신약,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 블록버스터")

뉴론은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ATH-399A'을 보유했다. 연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바이오 회사 빈시어에도 투자했다. 빈시어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2018년 파킨슨병 권위자인 스프링 베루즈(Spring Behrouz) 박사가 설립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빈시어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빈시어는 체내 미토파지 활동을 강화해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하는 원리의 치료제를 연구한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수명이 다해 제거되는 현상이 미토파지다. 미토파지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빈시어는 2019년부터 네 번에 걸쳐 '마이클 J 폭스 재단'(The Michael J. Fox Foundation)으로부터 연구 자금을 지원받았다. 영화 '백 투 더 퓨처' 주연이자 파킨슨병 환자인 배우 마이클 J 폭스의 이름을 딴 민간단체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파킨슨병과 관련한 연구 과제를 심사하고 개발비 지원을 결정한다.
한올바이오파마, 자가면역질환 넘어 '파킨슨병' 신약 노린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신약 개발에 약 1650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도파민을 보충하는 치료제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나 질환을 근본적으로 고치진 못한다. 바이오젠과 애브비 등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파킨슨병은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유발 요인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제 개발이 어려워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큰 영역 중 하나"라며 "최근의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개발 및 투자 활동은 회사의 R&D 집중 분야인 면역학, 안과학, 면역종양학에 더해 신경면역질환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빈시어가 가진 AI 플랫폼과 뉴론과 공동 개발하는 치료제가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Evaluate에 따르면, 2026년 46개 파킨슨병 치료제가 상업화에 성공할 전망이다. 이중 상위 10개 파킨슨병 치료제 매출은 61억5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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