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코로나19 대응팀 소속 박혜인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에 '국내 혈액투석 환자들의 코로나19 관련 임상 양상과 예후'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22.4%로, 신장 기능이 정상이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일반 환자의 5배가 넘었다. 또 혈액투석 환자군과 일반 환자군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나이, 성별을 성향 점수 매칭 방법(propensity score matching)을 사용해 보정했더니 일반 환자보다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 위험도는 2.1배 높았다. 같은 방법으로 병원 내 사망,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치료를 포함한 복합결과를 비교할 경우 혈액투석 환자의 복합결과는 일반 환자의 3배 이상이었다.
우리나라 말기 신부전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증도도 심해지고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혈액투석 등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 환자 수는 2011년 6만3341명에서 2021년 12만7068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말기 신부전 환자가 늘면서 투석 환자의 건강 관리도 조명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국내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예후를 정밀히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이 논문은 신장내과 전문의의 치료 계획 수립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지침의 근거자료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혜인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은 끝나가지만, 투석을 진행하는 인공신장실에는 여전히 다양한 감염 위험이 상존한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이후에도 투석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 될 수 있는 병원 내 감염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기 코로나19 대응팀 위원장(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투석 환자들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이 많고 면역력이 저하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투석 환자들은 더 철저한 방역 조치 및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