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공들이는 미국…"블링컨, 빈살만과 솔직한 대화 나눴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6.0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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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사우디 방문, 빈살만과 1시간 40분간 회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현지시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현지시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제다에서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공개적이고 솔직한' 화담을 했다고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한 관리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빈살만 왕세자가 이날 오후 늦게 만나 1시간 4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두 인사를 예멘과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관리는 "블링컨 장관과 빈살만 왕세자는 지역 및 양자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고,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논의를 나눴다"며 "블링컨 장관은 인권 문제를 일반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서 인권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미국이 2018년 10월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을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로 지목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겪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빈살만 왕세자는 회담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문제, 예멘·수단 분쟁,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사우디 언론은 블링컨 장관과 빈살만 왕세자가 "다양한 분야의 협력 측면과 지역 및 국제 상황의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두 사람은 예멘의 평화, 번영, 안보를 위한 포괄적 정치 협정을 포함 중동과 그 너머의 안정, 안보, 번영을 진전시키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7월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7월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익명을 요청한 미국 관리는 "두 사람은 상당한 수준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어떤 부분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익을 공유하는 진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와 관련된 대화를 계속 나누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 관련 성과가 가까운 미래에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압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진 중·러 관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우디와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직접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사우디를 찾아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 블링컨 장관은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8일에는 사우디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반면 사우디는 중국과 더 밀착하는 듯하다. 지난해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 등과 만나 석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방안을 논의했다. 또 사우디가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극적으로 화해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경제 동맹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 두 나라가 가입을 정식 신청했다. 또 사우디는 지난 3월 중국 주도의 정치·경제·안보 동맹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대화파트너 합류를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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