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버팀목 수출이 왜 이래? 한달새 15%p 급감 '기현상'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6.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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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5월 통계… 고무줄 데이터에 통계 신뢰성 의심

중국 한 무역항 /사진=바이두중국 한 무역항 /사진=바이두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이며 버팀목인 수출에 이상 징후가 노출됐다. 경제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안정 속 성장'을 표방하며 성장률 목표 5%를 제시한 중국 정부 계획이 중대 도전을 받고 있다.

7일 중국 해관총서는 5월 수출액이 2835억달러(약 369조108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7.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월(8.5%), 시장 예상치(-0.4%)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월간 수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올 2월(-6.8%) 이후 3개월 만이다. 3월 14.8%로 급격하게 증가하다 4월 8.5%로 낮아지더니 한 달 만에 15%p 급락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수입액은 2177억달러(약 283조4389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4.5%를 기록했다. 전월(-7.5%)과 시장 예상(-8%)보다는 양호했다. 무역수지는 658억달러(약 85억6696억원) 흑자로 1년 전보다 16.1% 감소했다.



5월까지 누계 기준 아세안과 무역 총액이 9.9% 증가하면서 전체 무역의 15.4%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은 16.4%, 수입은 1.4% 증가했다. 무역흑자는 64.3% 확대됐다. EU로 수출은 2.4%, 수입은 5.8% 늘었다.

중국의 각종 경기 지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49.2)보다 못한 48.8이었다. 최근 소비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의 경우 4월 전년 동기 대비 18.4%로 지난해 같은 시기 -11.1% 기저효과에 기댔을 뿐, 근본적 개선에 한계를 노출했다. 중국 내수는 물론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서 생산을 늘릴 여지가 작아진 모습이다. 생산이 시원치 않자 4월 청년 실업률은 사상 처음 20%를 돌파했다.
中 경제 버팀목 수출이 왜 이래? 한달새 15%p 급감 '기현상'
지난 3년을 이어온 봉쇄 등 제로 코로나 방역 같은 극단적 변수가 없었음에도 수출 데이터의 급격한 변화는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가 진행 중인 지방정부들의 데이터 왜곡 바로 잡기 영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1년간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통계 조작 특별단속을 벌이자 '자진신고'가 이어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가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관총서가 발표하는 수출 데이터와 국가통계국의 '수출인도가치'의 괴리가 그중 하나다. 수출인도가치는 연간 매출이 2000만위안(약 37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해관총서는 선적돼 떠난 상품 가치인 반면 수출인도가치는 해당 월에 생산돼 수출 예정인 상품 가치다. 과거 두 데이터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해관총서가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발표한 3월에는 두 기관 증가율 차이가 28.8%p였다. 2014년 국가통계국이 데이터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4월 산업생산 고정투자자산 지표도 통계 조작 바로 잡기 영향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지표는 각각 전월 대비 -0.47%, -0.63%였다. 중국 화창증권은 "4월에 모든 지방에서 산업생산과 고정투자자자산이 일관되게 하향 추세를 보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은 2019년 4월 부가세 인하 당시와 2022년 4월 상하이 봉쇄로 전국 물류가 마비됐을 때, 딱 두 번이었다. 2019년 4월의 경우 상품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기업들이 3월 생산량을 늘리면서 4월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SCMP는 온라인에 떠도는 공문 사진을 인용해 "최근 일부 성에서 특별 재정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 수출입 데이터를 부풀렸다"며 "이는 지역 경제 상황에 대한 국가의 공정한 판단과 무역 정책 집행의 효율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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