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법연구회는 2일 오후 2시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압수수색영장 실무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국형사법학회와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전자정보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 제도 도입 필요성을 두고 법원, 검찰, 경찰, 변호사, 학계, 국회 등의 실무자들이 토론에 참석했다.
조기영 교수 "판사, 영장자판기로 불리기도…압수수색영장 과도하게 발부"
대법원 /사진=뉴스1
조 교수는 또 "현재 영장전담판사의 기본권 보호와 압수수색 한계 설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제시된다"며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2022년 기준 91%에 이를 정도로 높아 언론보도에서 (판사가) 영장 자판기라는 비판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법원에 따르면 2011년 10만8992건이 청구됐던 압수수색 영장이 2022년에는 39만6671건이 청구돼 363% 늘었다. 조 교수는 "같은 기간 구속영장 청구가 3만7948건에서 2만2589건으로 40.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과도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며 "범죄와 무관한 정보까지 압수된 사람은 평생을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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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참석한 최문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절차적으로 통제하고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부장검사 "영장 건수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법원, 오히려 엄격해져왔다"
/사진=뉴스1
한 부장검사는 특히 "지난 4월 1개월 동안 남양주지청에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537건 중 80.1%인 459건이 가입자 인적사항 확인 등 피혐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영장"이라며 "압수수색 영장 청구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실질적 의미의 강제수사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부장검사는 또 "질적인 면에서 법원이 점점 더 엄격히 영장을 발부하면서 과거에는 1회 청구로 나오던 영장이 지금은 2~3회 청구해야 나온다"며 "수사기관이 범죄사실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 정보는 법령에 따라 모두 삭제·폐기한 뒤 피압수자에게 통보하기 때문에 '압수당하면 평생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는 말은 근거 없이 수사기관 불신을 조장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실제 압수수색에 착수하기 이전에는 현장에 어떤 압수물이 있을지 모른다"며 "제보자가 돈을 약속받고 피의자를 도와주다가 구속 기소된 사례도 있는 만큼 사전심문제가 시행되면 수사 기밀 노출 가능성이 커지고 실체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이념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