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왼쪽)가 지난달 31일 창원 NC전에서 5회 초 안타를 친 후 2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두산 양의지가 지난달 31일 창원 NC전에서 5회 초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달 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양의지의 활약은 빛이 났다. 1회 초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4회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팀의 첫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6회 3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렸고, 공격적인 주루로 2루까지 향했다. 양의지는 이날 팀의 2안타를 혼자 만들었다.
두산 양의지(오른쪽)가 지난달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0회 말 2루타를 날린 뒤 2루에 세이프되고 있다.
양의지 본인은"(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요즘에 자꾸 아웃되는 게 많다. 뛰는 걸 판단을 확실히 하고 뛰어야 될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경기 되면 그런 생각) 없이 상황에 맞게 몸이 반응한다"며 "우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하도록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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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주루'를 언급했던 양의지는 그러나 여전히 본능적으로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선보였다. 31일 경기에서 1-1로 맞서던 5회 초, 2사 후 등장한 양의지는 NC 선발 이용준의 바깥쪽 볼을 공략해 내야 시프트를 뚫는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는 중견수 제이슨 마틴의 옆으로 향했다. 발빠른 타자면 2루까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지만 양의지라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두산 양의지(왼쪽)가 31일 창원 NC전에서 5회 초 안타를 친 후 2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양의지의 투혼으로 득점권 찬스를 맞이한 두산은 5번 양석환이 우익수 앞 안타로 양의지를 불러들이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7회 말 NC 도태훈에게 동점 홈런을 맞으며 리드를 날렸지만, 두산은 8회 초 박계범이 다시 리드를 잡는 솔로포를 터트리며 결국 3-2 승리를 거뒀다. 하루 만에 4위 자리를 탈환한 건 덤이었다.
이번 NC와 창원 3연전은 양의지에게는 뜻깊은 시리즈였다. 2019시즌을 앞두고 4년 125억 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NC에 이적한 그는 타율 0.322, 103홈런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NC 팬들에게 "(고마움만큼) 미안함이 큰 것 같다"고 고백한 양의지는 "빨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좀 시간이 지나서 마음의 짐이 있으니 인사를 드리는 게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첫 날 첫 타석에서 창원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던 양의지는 여전한 자신의 실력을 유감 없이 증명했다.
두산 양의지(왼쪽)가 지난달 30일 창원 NC전에서 6회 초 2루타를 치고 2루에 들어가고 있다.
두산 양의지(왼쪽)가 30일 창원 NC전에서 1회 초 타석에 들어서기 전 NC 팬들에게 헬멧을 벗고 인사하고 있다.